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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회장, '소재-부품-장비' 개발에 사활..R&D 기지 점검

최갑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8.29 16:59

수정 2019.08.29 16:59

구광모 LG 회장이 최근 범국가적 과제인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에 '강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지난달 일본의 한국 수출 제재 조치 이후 LG의 연구·개발(R&D) 핵심 기지를 잇따라 방문하면서 미래 기술 챙기기에 부쩍 속도를 내는 양상이다.

구광모 회장은 29일 대전에 위치한 LG화학 기술연구원을 방문해 차세대 소재·부품 개발 상황을 점검했다. 구 회장은 이날 3세대 전기차용 배터리, 솔루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메탈로센 폴리올레핀 엘라스토머(POE) 등 미래 성장을 위한 소재∙부품 R&D 과제별 책임자들에게 개발 현황과 전략 등을 상세히 보고받고 향후 방향을 논의했다. 이날 구 회장의 방문에는 권영수 LG 부회장, 안승권 LG사이언스파크 대표(사장), 노기수 LG화학 최고기술책임자(CTO·사장), 김명환 LG화학 배터리연구소장(사장) 등이 동행했다.

구 회장은 이 자리에서 “핵심 소재∙부품의 경쟁력 확보가 LG의 미래 제품력을 강화하고, 성장동력을 만들어 내는 근간”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래 R&D 과제를 제대로 선정하고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 고객 최우선 경영 활동의 출발점”이라며 “단기적 관점에서 해볼만한 수준의 과제가 아닌 진정으로 고객 가치를 혁신할 수 있는 도전적인 R&D 과제, 고객과 시장 트렌드 변화를 철저히 반영한 R&D 과제를 선정해서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구 회장은 지난달 11일에는 경기 평택에 있는 LG전자 소재·생산기술원을 찾아 제조와 생산 역량을 높이기 위한 장비 기술 개발과 전략 등을 논의했다. 두 달 연속 LG의 소재∙부품∙장비 사업의 핵심 개발현장을 챙긴 것이다. 특히, 구 회장이 지난 달 초 일본의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수출 규제 이후 그룹의 미래 기술 개발현장을 잇따라 점검했다는 점에서 기술 선도 경영을 부쩍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구 회장은 이날 “최근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육성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다”며 “LG화학의 R&D 성과는 국내 소재∙부품 경쟁력 강화는 물론 전방 산업의 공급망 안정화에도 직결되는 만큼 자긍심을 갖고 연구개발에 임해 달라”고 당부했다.

구 회장은 지난달 10일 일본의 수출 제재 관련 청와대 주최 기업인 간담회에 참석해서도 “한국의 주력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려면 소재·부품·장비 등 국내 기초산업이 탄탄해야 한다”고 발언해 주목받았다.
더욱이 지난 28일부터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가) 대상국에서 제외해 추가 수출 규제 가능성이 높은 시기라 구 회장은 이번 방문에서 LG의 소재·부품·장비 개발에 미칠 영향과 대응책 마련, 중장기 R&D 전략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LG 관계자는 "구 회장은 올 들어 LG의 미래 준비를 가속화하기 위한 현장경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며 "이번 방문도 그런 차원으로 보면 된다"고 전했다.
구 회장은 지난 2월과 4월에 한국과 미국에서 각각 개최된 R&D 석∙박사 초청 행사인 ‘테크 컨퍼런스’에 참석해 우수 인재 유치에 나섰고, LG의 R&D 심장부인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는 수 차례 방문해 주요 제품 개발현황을 점검하고 연구인력을 격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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