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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현장경영, 모든 상황 총력 대비중

최갑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8.28 18:49

수정 2019.08.28 18:49

대법 선고 앞두고 숨죽인 삼성
비상경영 속 경영 공백 우려에 ..이재용, 판결 결과에 상관없이 화성·기흥 방문 가능성 내비쳐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제공
이재용 부회장(사진)의 운명을 가를 국정농단 사건 관련 대법원 선고를 앞두고 삼성 내부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시황 악화 속에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가) 제외 조치, 미·중무역분쟁 격화 등 대내외적 복합위기에 직면한 상황에서 상고심 판단을 낙관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이 부회장은 일본 정부의 화이트리스트 제외 결정 이후 돌입한 계열사 현장경영은 재판 결과와 상관없이 중단하지 않을 것으로 파악됐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이날 삼성 주요 계열사들은 29일 오후 2시에 열릴 이 부회장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대법원 선고를 하루 앞두고 무거운 분위기가 흘렀다. 이날 삼성전자는 평소대로 정상적인 업무 처리 등 특별한 변화는 감지되지 않았지만 선고를 앞둔 긴장감이 팽배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회사가 안팎으로 엄중한 시기지만 선고 결과를 예측할 수 없으니 초조한 심정"이라며 "선고를 앞두고 특별히 달라진 건 없지만 사내 분위기가 무거운 건 사실"이라고 전했다.


최근 일본의 경제보복 직후 반도체 소재 확보 등 사태수습을 진두지휘하면서 이 부회장의 '역할론'이 대두됐지만 사법부의 최종 판단과 연결짓기는 무리라는 삼성 내부의 반응도 있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일부에선 정유라가 사용한 말 소유권이 이 부회장의 형량을 좌우하는 것처럼 부각되지만 쟁점이 워낙 복잡해 경우의 수가 많다"며 "경영승계 관련 부정 청탁 여부, 박 전 대통령의 강요 여부, 동계영재센터 지원금의 제3자 뇌물 여부 등 여러 쟁점들에 대해 대법원이 항소심의 판단을 유지할지 파기할지 불확실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분명한 건 실적 악화와 일본의 수출 제재 확대, 미·중 무역전쟁 심화 등으로 비상경영에 돌입한 삼성전자가 위기를 넘으려면 견고한 리더십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만약, 이 부회장이 중대한 시기에 경영공백이 생긴다면 삼성은 물론, 한국 경제에도 불행한 일"이라고 우려했다.

이 부회장은 대법원 선고 결과와 무관하게 현재 진행중인 전자 계열사 현장경영은 이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일본 정부의 화이트리스트 제외 결정 직후인 지난 5일 반도체 부문과 전자 계열사 사장단 긴급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6일부터 주요 사업장을 순회하는 현장경영에 나섰다.
6일 삼성전자 반도체 패키징·개발을 담당하는 온양·천안사업장을 시작으로 9일 평택 반도체공장, 20일 광주가전사업장, 26일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사업장을 찾아 현장 상황을 점검하고, 비상회의를 주재했다. 선고 이후에는 이 부회장이 메모리와 파운드리 반도체를 생산하는 핵심 생산기지인 화성·기흥사업장 등을 방문할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일본 정부의 화이트리스트 제외 조치 이후 돌입한 이 부회장의 현장경영은 아직 진행중"이라며 "회사의 상황이 엄중한 만큼 선고 결과를 떠나 비상경영 행보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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