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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채 쓸어담는 외국인… 보유 잔액 126조 넘어 '사상 최대'[마켓워치]

김현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8.27 18:10

수정 2019.08.27 18:10

이달 5조4000억 순매수
G2 무역전쟁·홍콩 시위 등 안전자산 투자심리 더 자극
원화채 쓸어담는 외국인… 보유 잔액 126조 넘어 '사상 최대'[마켓워치]
미중 무역갈등, 홍콩 시위 격화 속에 외국인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매도세인 반면, 채권시장에서는 투자를 늘리고 있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 중 원화채를 5조4000억원어치 순투자했다. 이에 외국인이 보유한 원화채 잔액은 지난 20일 126조원을 첫 돌파해 126조2986억원(23일 기준)을 가리키고 있다. 사상 최대치다.

미중 간에 난타전이 벌어지면서 국내외 증시가 휘청했던 26일에도 외국인은 채권을 사들였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진 영향이다.
반면,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은 2조7000억원가량 이탈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2조4000억원, 코스닥시장에서 약 3000억원이 빠져나갔다.

미중 무역분쟁과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가 투자자들의 안전자산에 대한 투자심리를 자극하면서 원화채를 대거 쓸어 담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환율 상승,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외국인의 원화채 매집을 부추겼다. 원·달러 환율은 26일 기준 달러당 1217.8원으로, 지난해 말(1116.7원) 대비 9.15% 올랐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이 상승하면서 외국인은 저가 매수의 기회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통상 이머징 국가에서 환율 급등은 리스크로 여겨진다"면서 "그러나 외국인은 한국 국고채에 대해 디폴트 리스크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국고채가 외국인 시각에서 확실한 안전자산이라는 강력한 증거"라고 설명했다.

미중 무역갈등이 심화되면 원화 가치는 더욱 하락할 전망이다. 장재철 KB증권 연구원은 "중국 위안화는 미국의 관세보복 수위의 상승으로 달러당 7.3위안 내외로 약화될 전망"이라면서 "위안화 약세는 한국의 원화 등 아시아 신흥시장 통화의 약세를 유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도 변수로 작용했다.
채권금리는 기준금리 인하를 선반영하며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채권금리 인하는 채권가격 상승을 의미한다.
연초 1.8%대였던 3년물 국고채 금리는 이달 연 1.093%로 사상 최저치를 찍기도 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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