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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생상품 투자자 문의 폭주.. 銀 비이자이익 감소 불가피

박지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8.25 16:34

수정 2019.08.25 17:26

최근 금융권에는 해외 금리연계형 파생결합펀드 및 증권(DLF·DLS)의 손실 충격으로 주가연계증권(ELS) 등 다른 파생상품에 대해서도 투자자들의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일부 투자자는 환매까지 나서는 등 불안감이 커지면서 관련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이 때문에 그동안 비이자이익 확대 차원에서 파생상품 등 사모펀드 판매를 확대해온 시중은행들의 하반기 영업이 위축될 것으로 우려되면서 비이지이익 감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투자자 문의폭주…심리 위축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파생상품 투자자들의 문의가 평소보다 2~3배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상품이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해외금리연계 DLS와 연관있는 상품인지에 대한 문의가 많다"면서 "더불어 최근 대규모 시위로 이슈가 되고 있는 홍콩H지수 연계형 ELS 상품과 코스닥 레버리지 ELS신탁 등과 관련한 다른 파생상품 가입자들의 문의도 잇따르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는 불안한 마음에 환매에 나서기도 한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공모형태로 팔린 상품들은 개방형이고 중도환매가 비교적 쉽기 때문에 시황이 안좋다고 생각하는 경우 창구나 비대면채널을 통해 환매를 진행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불안감이 확대되면서 판매분위기 역시 저조한 상황이다. 해외금리 연계 DLS를 판매한 적이 없는 은행들도 "다른 파생상품뿐만 아니라 사모펀드 전체에 대해서 판매가 위축되고있다"면서 "해당상품의 언론 노출이 많아지면서 전반적인 투자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銀, KPI개편 등 대책마련 착수
이에 따라 시중은행들은 이번 사태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핵심성과지표(KPI) 개선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KB국민은행은 DLS 상품을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들에게 보유상품에 대한 정보 문자메세지(LMS)를 발송하는 등 안내 활동을 실시했다. 대규모 손실을 초래한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핵심성과지표(KPI)를 개편키로 했다. 우리은행은 상품판매 인력에 적용되는 KPI에 고객관리지표를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하나은행도 하반기부터 적용되는 KPI의 고객수익률 비중을 현행 5%에서 상향 조정할 계획이다.

아울러 우리은행은 외부 전문가를 자문위원으로 위촉해 상품선정위원회에서 상품 심의 때 투자 상품의 적정성, 시장 상황 등에 대한 의견을 구한다는 계획이며, 하나은행은 현재 판매 중이거나 승인 사모 방식의 상품에 분기별 점검 절차를 강화할 예정이다.

■하반기 비이자이익 위축 우려
이번 사태로 시중은행들이 하반기 파생상품 등에 대한 판매 계획을 보수적으로 수정하면서 수수료이익 감소가 우려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하반기에는 기존처럼 고위험 파생상품 관련 상품출시를 지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나은행도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경기둔화 우려가 존재함에 따라 향후 파생상품 관련 판매는 보수적으로 안정성에 무게를 두고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하반기에는 시중은행에서 판매하는 파생상품의 상품 라인업이 줄어드는데다, 최근 이슈로 투자자 심리도 위축되면서 수수료이익 감소도 불가피할전망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까지 국내 은행의 비이자이익은 3조6000억원으로 전년동기 3조1000억원에 비해 17.6%가량 증가했다.

하지만 하반기에는 수수료이익 감소가 예상되면서, 비이자이익 증가세도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하반기 파생상품 시장은 미·중무역분쟁 장기화로 인한 시장불안과 해외 금리연계 DLS·DLF 사태 영향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돼 상반기 대비 판매규모가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하반기에는 국내외 채권형 상품을 중심으로 펀드 판매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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