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의 '옥탑방 약속' 1년 뒤]

교육 때문에 강남 가는 주민 없도록 '강북 우선 투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8.22 18:11 수정 : 2019.08.22 18:11

<하> 강남·북 교육격차 해소, 지역인재 육성
비강남권 고교-대학 연계..영어·진로·과학실습 수업
전문가 '명예교사단' 강연..다양한 학교시설 건립 지원

서울 강남구는 2년에 한 번씩 구민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해 주민들이 거주 환경에 대한 인식을 사회지표로 만든다. 지난 2017년에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강남주민들은 강남 거주 이유에 대해 '원래부터 살아서'(23.6%),'직장 및 사업'(19.9%), '교육여건'(15.4%)등의 순서로 응답을 했다. 별다른 선택 여지가 없었다는 첫 번째 대답을 제외하면, 강남에 들어온 이유로 자녀교육 문제가 두 번째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박원순 시장이 강조하고 있는 균형발전 플랜에는 그래서 '교육'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강남·북균형 발전은 쉽게 말해 강북의 생활 환경을 개선해 인구 유입을 늘리고, 지역을 활성화하겠다는 것이다. 부족한 기반시설을 채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녀교육문제가 해결돼야, 강남으로 향하는 시민들의 눈을 강북으로 되돌릴 수 있다는 게 박 시장의 판단이다.

■비강남권 학교 집중 투자

서울시는 작년 여름 박 시장의 삼양동 한 달 생활 이후 '강북 우선 투자'를 원칙으로 한 지역균형발전 정책을 여러모로 실행 중이다. 이중 시교육청과의 협력을 통해 교육 불균형 해소 대책을 본격적으로 가동했다. 강북 지역에서도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교육 때문에 강남으로 이사 가는 주민이 없도록 한다는 것이 골자다.

시는 '고교-대학 연계 지역인재육성 추진'을 마련했다. 서울 소재 25개 대학과, 비강남권 고등학교 25개교를 연결해 대학 인프라를 고교 교육에 투입하는 것이다. 현재 시는 지난 6월까지 각 고등학교와 대학 매칭을 끝마치고 수업을 개시했다. 매칭된 대학들은 영어, 진로, 과학실습을 비롯해 고교 정규과정과 연계한 심화학습 등 총 463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은퇴한 저명인사와 다양한 직종 전문가들을 중·고교 명예교사단으로 운영키로 하고, 현재 153명의 모집을 끝마쳤다. 이들은 28개 중학교와 35개 고등학교에서 현재 70여 건 이상의 강연을 진행했다. 비강남권 학교 69개교를 지정해 체육관(6개교), 드론교육시설(4개교), 미래형 교실(30개교), 예술 활동 교실(27개교), 다목적시설(2개교) 등의 학교시설 건립도 지원키로 했다.

시 관계자는 "학생 안전 및 창의·감성적 역량 강화를 위해 비강남권 학교에 교육인프라 확충을 지원하고 지역주민들도 이용할 수 있도록 활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남·북 균형발전, 잠재적 기대효과

박 시장이 내놓은 강남·북 균형발전 플랜의 성과에 대해서는 아직 시간을 두고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그러나 상생발전을 목표로 한다는 점과, 현장주의 시정철학을 실행에 옮겼다는 점 등은 대체로 긍정적인 평을 얻는다. 특히 삼양동에서의 실험적 정책들이 다른 저개발 지역에 적용되는 확장성과 잠재력을 가졌다는 게 전문가의 진단이다.

정병순 서울연구원 협치연구센터장은 "오랜 역사성을 지닌 서울시의 불균형이, 단편적 접근으로는 해결이 안 되는 난제로 굳어지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삼양동 및 강북구에서의 노력은 다차원적 접근, 종합적 처방의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주거환경 개선과 생활SOC 확충, 교통 접근성 강화, 문화환경 확충에 이르는 다양한 정책패키지는 다른 저개발 지역에 적용할 수 있는 균형발전의 이정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현장체험으로 마련된 해법들은 탁상공론식 처방보다, 정책 체감과 실효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주의해야 할 점에 대해서는 조급증과 과도한 성과주의를 꼽았다. 정 센터장은 "너무 조급하게 가시적인 정책 성과에 집학할 경우 자칫 젠트리피케이션과 이로 인해 주민들을 소외·축출하는 의도하지 않은 부정적 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면서 사업추진 과정에 지역주민의 적극적 참여 속에, 주민 주도로 지역발전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ahnman@fnnews.com 안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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