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G7 회담서 공동성명 내지 않겠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8.22 17:49 수정 : 2019.08.22 17:49

억지 합의문 내봤자 혼란 되풀이
회원국 갈등 부드럽게 덮자 의도

지난 6월 6일 프랑스 노르망디에서 열린 행사장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함께 걸어가고 있다. 로이터 뉴스1
최근 유럽의 대표 지도자로 떠오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이달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에서 코뮈니케(공동성명)를 내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회원국들의 이견이 극심한 상황에서 억지로 합의문을 내 봤자 지난해 캐나다 회담의 혼란을 되풀이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들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수도 파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24~26일 프랑스 비아리츠에서 열리는 G7 회담에서 마지막 날 코뮈니케를 발표하는 관례를 생략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우리는 지금 매우 깊은 민주주의 혼란 속에서 살고 있다"며 "자본주의와 불평등의 혼란" 또한 만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권위주의의 마력이 광범위하게 퍼지면서" 민주주의가 흔들리고 있다며 격식없고 전략적인 대화를 통해 다자주의와 법치에 대한 국제적인 지지를 강화하는 것이 목표였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솔직해지자. 아무도 코뮈니케를 읽지 않는다" 라며 "최근 나온 코뮈니케를 보면 오직 불화만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나는 미국과 의견이 엇갈리는 부분을 알고 있다. 만약 우리가 파리 기후협약에 대한 합의 내용을 작성한다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무의미한 짓이다"고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비록 코뮈니케 작성을 준비하지는 않겠지만 회담에서 "즉석" 코뮈니케나 여권 및 환경 문제를 놓고 강제력을 갖춘 공동 행동계획같은 것을 만들 수는 있다고 내다봤다.

마크롱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지난해 6월 캐나다에서 열렸던 G7 정상회담의 혼란을 반복하지 않고 회원국간의 갈등을 최대한 부드럽게 덮자는 의도다. G7 정상회담은 지난 1975년 G7 출범 이후 지난해까지 단 한 번도 빼먹지 않고 코뮈니케를 발표했다. 취임 이후 줄곧 미국 중심의 보호무역주의를 표방하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회담 코뮈니케에 '보호무역주의와 투쟁한다'는 표현이 들어가자 코뮈니케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다.

미국은 지난 7월 열린 G7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담에서도 미 정보통신(IT) 기업에 대한 유럽의 '디지털세' 과세에 강력히 반발했다. 미국과 프랑스, 영국, 독일, 일본, 캐나다, 이탈리아를 포함한 G7 각국은 이번 회담에서도 이란 핵합의, 무역전쟁, 기후변화 협약 등을 놓고 팽팽하게 맞설 예정이다.

한편 FT는 이번 G7 회담이 다가오면서 마크롱 대통령이 서유럽에서 실질적으로 가장 왕성한 정치 지도자로 부상했다고 분석했다. 유럽연합(EU)의 맏형 역할을 했던 메르켈 총리는 지난해 지방선거 참패 이후 당 대표에서 물러나면서 세력이 약해졌고 영국 또한 임박한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에 따른 혼란에 휩싸여 있다. 이탈리아 역시 이달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 연정이 무너지면서 권력 공백 상태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 와중에 이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나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과 러시아의 주요 8개국(G8) 복귀 문제를 논의하며 지도적인 모습을 보였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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