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end 레저]

안양의 다른 이름, 예술도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8.22 16:44 수정 : 2019.08.22 16:44

하루 4만명 오가던 안양유원지, 2005년 공공예술프로젝트 거쳐 '도심갤러리' 예술공원으로 변신
여름 끝자락 경치 즐기고 싶다면 고목 우거진 병목안캠핑장 추천

안양박물관
안양파빌리온에는 디디에르 피우자 파우스티노 작품 '1평타워'가 있다.
안양예술공원을 오르다보면 다양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위쪽부터'리.볼.버''거울 미로''안양상자집'
병목안 시민공원 내 인공폭포
【 안양(경기)=조용철 기자】 서울 인근 수도권 도시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베드타운'을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서울 인근 도시를 돌아다녀보면 볼거리, 즐길 거리가 의외로 많아 하루에 다 돌아보기 어렵다. 서울에서 대중교통으로 연결되는 지역들이 많아 별도로 교통편을 마련할 필요도 없다. 물론 꽉막힌 도로 정체에 시달리지 않아도 된다.
둘러보다가 마음이 동하면 하룻동안 머물러도 좋다. 수도권 지도를 펼치면 관악산 아래로 안양이 보인다. 안양은 사통발달 교통이 편하고 유서 깊은 역사를 지녔으며 산세 또한 수려하고 물이 맑은 고장이다. 전통과 현대, 자연과 사람이 어우러지면서 예술의 기운이 넘친다. '등잔 밑' 숨은 여행지인 경기 안양으로 떠나본다.

'병목안'은 마을 초입은 좁지만 그 안에 들어서면 골이 깊고 넓어서 그 지세가 마치 병의 목과 비슷하다고 해서 생겨난 이름이다. 좁다란 입구를 지나 마을 안으로 들어서면 갈수록 길게 펼쳐진 계곡을 포함한 수려한 경치가 감탄을 자아낸다. 사계절 맑은 물 또한 병목안의 자랑이다. 철마다 꽃을 볼 수 있도록 조성한 사계절정원과 넓은 잔디광장, 인공폭포를 중심으로 한쪽엔 울창한 소나무 숲속을 지나면 캠핑장이 들어서 있다. 이어서 올라가면 300년도 넘은 것 같은 고목들이 우거진 산람욕장과 만난다. 병목안을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수리산 관모봉과 이어지며 봉우리 끝에 올라서면 안양 시내가 한눈에 보인다. 산책로를 따라가는 길이 유모차나 휠체어도 오를 수 있도록 조성됐다는 것도 장점이다. 순수하게 캠핑 하나만을 즐기더라도 병목안 캠핑장은 꽤 좋은 선택이다. 좋은 공기와 깊은 숲, 아기자기한 사이트가 캠핑 고수 뿐 아니라 초보들도 텐트를 펼치고 싶게 만든다.

안양을 잘 모르는 여행객이라도 안양유원지라고 하면 고개를 끄덕거린다. 서울에서 멀지 않은 산기운 가득한 숲에 물 맑은 계곡, 길목엔 식당들이 즐비했고 아찔했을 슬라이드가 있는 수영장까지 마련돼 있던 곳. 이 풍경이 사람들이 기억하는 안양유원지다. 한때 하루 4만여명이 휴식을 취했던 안양유원지는 2005년부터 시작된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APAP)를 통해 안양예술공원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태어났다. 안양이라는 도시 전체를 하나의 거대한 갤러리로 만드는 APAP에서 안양예술공원은 가장 중요한 거점이 됐다. 공원 곳곳에 예술작품을 설치해 산책을 즐기며 작품도 감상할 수 있는 특별한 공간으로 거듭났다. 안양예술공원에 있는 APAP 작품 감상의 출발점은 안양 파빌리온이다. 공원 도서관과 설치작품 전시 등 공공예술 전문센터로 운영되고 있는 안양파빌리온은 모더니즘 건축의 20세기 마지막 거장으로 평가받는 포르투갈 건축가 알바로 시자 비에이라가 아시아에선 처음 설계한 건축물로 어느 각도에서도 같은 형태로 보이지 않는 독특한 공간구조를 지니고 있다. 내부에 들어서면 시민들이 기증하거나 버려진 가구, 강철과 거푸집 등에 쓰인 합판을 모아서 만든 거대한 책장인 '무문관'이라는 작품과 만난다. 자연과 예술이 조화된 풍경을 보고 싶다면 삼성산의 등고선을 연장해서 만든 작품 '전망대'에 올라가면 안양예술공원 전체가 한눈에 들어온다. 거울 기둥으로 이뤄진 '거울 미로'는 거울 기둥들이 서로의 빛을 반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선사시대 유물부터 근·현대 유물까지 안양과 관련 있는 다양한 자료를 살펴보기 위해 안양박물관을 찾았다. 안양박물관은 안양의 지명이 유래된 안양사지 경내에 위치하고 있어 도시의 정체성을 오롯이 담아내고 있다. 상설전시는 삶의 시작(선사시대, 삼국시대), 안양의 기원(통일신라, 고려시대), 문화의 전승(조선 시대), 도시의 성장(근, 현대)으로 구성돼있다. 안양의 시간을 걷고, 보고, 느낄 수 있다. 안양박물관은 지난 2004년 9월 평촌아트홀에 '안양역사관'으로 개관, 다양한 소장품을 통해 안양의 역사와 문화를 알렸다. 이후 2015년 '안양박물관'으로 명칭을 바꾼 뒤 2017년 9월 안양예술공원 내에 새롭게 개관했다.

안양박물관 바로 옆으로 김중업건축박물관이 보인다. 김중업건축박물관은 안양의 뿌리와 역사를 이해할 수 있는 안양사지와 근대 건축계 거장의 건축물을 동시에 만날 수 있는 장소다. 김중업건축박물관은 ㈜유유산업 안양공장을 리모델링한 건물로, 우리나라 근대건축계의 거장인 고 김중업 선생이 설계했다. 김중업 선생은 프랑스대사관, 삼일로 빌딩, 평화의 문 등을 비롯해 우리나라 1세대 건축가다. 유유산업 공장은 그의 초기 작품으로 공장건물에 조각 작품을 접목시키는 등 독특한 형태를 갖췄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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