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2년 새 두 배 불어난 메자닌, 기업 유동성 발목 우려[마켓워치]

김현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8.21 17:57

수정 2019.08.21 17:57

국내외 악재로 풋옵션 행사 늘 듯
2년 새 두 배 불어난 메자닌, 기업 유동성 발목 우려[마켓워치]
증시 변동성 확대로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교환사채(EB) 등 메자닌 발행이 급증했다. 코스닥 벤처펀드의 활성화와 함께 주식보다 대체투자로 눈을 돌린 기관투자자들이 늘면서 수요와 공급이 맞아 떨어진 까닭이다. 그러나 최근 증시 부진이 계속되면서 메자닌이 기업들에 유동성 리스크를 키우는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금융투자업계와 코스콤에 따르면 메자닌 발행잔액은 19일 기준 18조433억원이다. 지난해 말(16조2020억원)과 비교할때 10.2%(1조8400억원)가 늘었다.

2016년 12월 말 기준 9조6020억원이었던 메자닌 발행잔액은 2년여 만에 두 배로 확대됐다.
메자닌은 주식과 채권의 성격을 모두 가진 상품이다. 총 18조원의 메자닌 채권 가운데 CB가 14조3782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EB는 2조1373억원, BW는 1조5287억원 수준이다.

이처럼 메자닌이 급증한 것은 지난해 4월 도입된 코스닥 벤처펀드 영향이 컸다. 코스닥 벤처펀드는 전체 자산의 절반 이상을 코스닥 상장사와 벤처기업에 투자한다. 결과적으로 비우량기업의 자금 조달에 숨통을 열어주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러나 최근 덩치가 커진 메자닌에 대한 경계감이 확산되고 있다. 메자닌 채권의 대부분은 조기상환을 받을 수 있거나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조건(옵션)이 붙었다.

미중 무역분쟁, 한일 수출규제 등 잇따른 대내외 악재로 증시가 부진하면서 옵션을 행사하려는 투자자들이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투자자가 풋옵션(조기상환청구권)을 행사하게 되면 기업들은 유동성 리스크가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최근 기업들이 발행한 CB의 전환가액 조정이 이어지면서 풋옵션 행사 가능성이 커졌다.
코스피 상장사인 폴루스바이오팜은 이달 풋옵션 행사에 대응하지 못해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회계감사에서 범위제한으로 인한 '한정의견'을 받았고, 이는 기한이익상실 사유가 발생하는 계기가 됐다.
폴루스바이오팜의 CB를 인수한 채권자들이 조기상환을 청구했지만 상환금을 마련하지 못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