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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실무급 먼저 만나 탐색전… 왕이 "한중일 협력해야"

21일 한·중·일 외교장관 회담
강경화-왕이 양국 협력 논의
북미실무협상 관련 비건 방한.. 이도훈·김연철·김현종과 회동.. 판문점서 北인사 만날 가능성
강경화 외교부 장관(앞줄 왼쪽 네번째)은 20일 중국 현지 한국 기업인들을 만나 경영 현황을 청취하고 대중국 경제외교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강 장관은 이날부터 시작된 한·중·일 외교장관 및 한·일 외교장관회담을 통해 한반도 정세와 한·일 관계 개선 돌파구를 논의할 계획이다. 왼쪽 세번째는 장하성 주중대사. 뉴스1
강경화 외교부 장관(앞줄 왼쪽 네번째)은 20일 중국 현지 한국 기업인들을 만나 경영 현황을 청취하고 대중국 경제외교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강 장관은 이날부터 시작된 한·중·일 외교장관 및 한·일 외교장관회담을 통해 한반도 정세와 한·일 관계 개선 돌파구를 논의할 계획이다. 왼쪽 세번째는 장하성 주중대사. 뉴스1
【 베이징·서울=조창원 특파원 김병덕 기자】 꽉 막힌 한·일 관계와 멈춰선 북·미 실무협상의 돌파구를 모색할 2박3일이 시작됐다. 20일(현지시간) 한·일 외교수장 간 만남에 앞서 사전 실무급 접촉을 통해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한 탐색전에 본격 돌입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중·일 외교수장과 회담을 위해 중국 베이징으로 이날 출국했고, 같은 날 오후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북·미 대화 재개를 위해 한국을 찾았다. 21일에는 강 장관이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과 양자회담을 하고, 비건 대표는 우리 정부 관계자들과 릴레이 회동을 할 예정이어서 한반도 외교전을 둘러싼 '외교 빅데이'가 될 전망이다.

■한·일 국장급 첫 만남

최근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한·일 간 관계와 관련, 21일 한·일 외교수장 간 양자회담을 앞두고 이날 베이징에서 양국 간 국장급 협의를 통해 일본 강제징용 문제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김정한 외교부 아태국장은 이날 가나스기 겐지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과 만나 일본측의 수출규제 조치 문제점을 지적하고 조속한 철회를 재차 촉구했다.

양측은 외교 당국 간 대화와 소통이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대화를 계속해나가기로 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베이징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일 간 실무급 만남에 대해 "대화채널 자체를 유지하려고 외교 당국 간 모멘텀을 유지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수출규제에 대해서는 당국 간 더 얘기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강 장관은 이날 오후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회담을 가졌다.

강 장관은 모두발언에서 "한반도 정세에 대한 평가를 교환하고 북한의 조속한 대화 복귀를 위한 협력 방안에 대해서도 긴밀한 논의가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왕이 부장은 "한국은 우호적인 나라다. 양국 간 관계가 좋다"며 "한·중·일 3국은 이웃나라로 힘을 합쳐 중·일·한 협력을 더 앞으로 나아갈수 있도록 추진해야 한다. 이를 통해 이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같이 추진해야 한다"고 화답했다.

■섣부른 기대 금물…비건 역할 주목

한·일 간 실무급 사전 회동에도 불구하고, 한·일 간 관계개선을 위한 해법마련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앞서 강 장관은 출국길에서 "상황이 굉장히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우리 입장을 적극 개진해야겠지만 참 어렵다는 무거운 마음을 가지고 간다"고 말했다.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에 대해서는 "결정된 것은 없다"고 답했다.

한편 북·미 실무협상의 미국측 대표인 비건 대표는 이날 오후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이번 방한은 판문점 북·미 정상회동에서 합의했지만 열리지 않고 있는 실무협상을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방한 과정에서 판문점에서 북측 인사와 만나 비핵화 수준 및 북·미 대화 재개 등을 협의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건 대표는 21일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김연철 통일부 장관을, 22일에는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을 만나 비핵화 및 한·일 관계 개선, 북·미 대화 재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