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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야구 월드시리즈 뒤흔든 12세 소녀

성일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8.20 18:51

수정 2019.08.20 18:51

16개 출전팀 중 유일한 여자 선수
타구 처리도 척척 ‘진공청소기’ 별명
클린트 허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감독의 눈에 한 선수가 들어 왔다. 금발을 휘날리며 2루에서 홈으로 멋지게 공을 던졌다. "쟤는 꼭 노아 신더가드(뉴욕 메츠 투수) 같군." 노아 신더가드는 긴 금발 머리를 한 채 최고 시속 160㎞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다.

신더가드는 16승 평균자책점 2.60을 기록한 2016년 내셔널리그 올스타에 뽑힌 바 있다. 올 해는 20일(이하 한국시간) 현재 8승 6패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하고 있다.

허들 감독이 지목한 선수는 12세 소녀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윌리엄스포트에서 벌어지고 있는 '2019 리틀리그 월드시리즈'에 출전한 16개 팀 선수 가운데 유일한 여자 선수다. 리틀리그 월드시리즈에는 10세 이상 12세 이하 선수가 출전한다.

매디 프레킹(쿤 라피즈-앤도버)은 미국 중서부지구 예선서 팀을 우승으로 이끌어 이번 대회에 출전했다. 리틀리그 월드시리즈에 참가한 여자 선수는 지금껏 6명뿐이다. 2014년 모네 데이비스와 엠마 마치 이후 5년 만에 처음. 데이비스는 당시 6이닝을 던져 팀에 4-0 완봉승을 안겨줬다.

프레킹은 "내겐 무척 영광이다. 남자 선수들과 함께 하는 야구는 늘 재미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매디 프레킹은 팀의 주전 2루수이다. 그레그 브룸 감독은 그녀를 '진공청소기'라고 부른다. 자신 앞으로 오는 타구를 어김없이 척척 처리하여 붙여준 별명이다.

'진공청소기' 프레킹은 아이오아와의 지역 예선 결승서 멋진 수비 솜씨를 발휘했다. 1-5로 뒤진 4회 1사 만루 상황서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잡아낸 후 루를 벗어난 3루 주자를 총알 같은 송구로 잡아냈다.

미네소타를 대표한 쿤 라피즈-앤도버는 이후 상승세를 타 8-6으로 역전승했다.

그녀의 호수비는 월드시리즈에서도 이어졌다. 버지니아주를 대표한 라우든과의 경기서 2회 말 2사 만루서 안타성 타구를 넘어지면서 잡아내 마지막 아웃 카운트를 처리했다. 10살 때부터 프레킹을 지도한 브룸 감독은 "그녀는 외유내강의 선수다. 조용히 자신의 할 일을 다 한다. 남자선수들도 그녀가 여자라는 이유로 다르게 대우하지 않는다"고 귀띔했다.

이번 대회에는 8개 미국팀과 8개 국가팀이 출전했다. 미국팀과 국가팀으로 나뉘어져 경기를 치르며 1위 팀끼리 결승전을 벌인다. 국가팀에 속한 한국은 2전 전승을 기록 하고 있다.
한국은 22일 오전 4시 일본과 숙명의 한일전을 갖는다. 이 경기서 패한 팀은 멕시코-퀴라소 전의 승자와 패자부활전을 거쳐야 한다.


한국은 1차전서 베네수엘라를 10-3으로 누른데 이어 18일 퀴라소를 4-0으로 완파했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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