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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공간 늘리고 도시가스 공급… 생활 속 불편 없앴다[박원순의 '옥탑방 약속' 1년 뒤]

<상> 강남북 균형 발전 플랜
67개 사업 중 28개 완료..공원·주민공동시설 확충..나눔카·공영주차장 확대
박원순 서울시장은 1년전인 지난해 여름 강북구 삼양동 한 빈집을 얻어 9평짜리 옥탑방에서 한달간 생활했다. 파격적 실험이라는 평가속에 주변의 반대를 무릅쓰고 강행했다. 시민의 삶을 바꾸는 행정을 하기 위해, 현장을 직접 경험하겠다는 박 시장의 시정 철학과 의지가 확고했다. 한달간 옥탑방 살이가 끝난뒤 박 시장은 강북 개발 정책 구상을 발표했다. 주민 생활 부터 교육, 주거 환경개선에 이르기까지 강남과의 격차를 줄이기 위한 '강남북균형발전'의 구상을 밝혔다. 1년이 지난 시점에서 박시장의 모험적 시도는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평가와 반응을 일으키며 새로운 정책실험의 전형으로 자리잡는 모양새다. 최근 서울시는 삼양동 1년간의 성과를 발표했다.'지역균형발전 정책구상'에 담긴 67개 사업 중 28개 사업이 완료됐다. 나머지 사업들도 2021년까지 마무리 짓는다는 목표다. 박 시장이 1년전 내놓은 구상은 단순히 삼양동과 강북구에만 국한돼 있지 않다. 지역균형발전 정책의 패러다임을 '강북 우선투자'라는 방향으로 무게중심을 바꿨다는 평가다. 다만 몇 십 년 동안 누적된 불균형을 바로잡는 것은 시간이 필요하다. 삼양동 옥탑방 구상 1년 성과와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를 세차례에 걸쳐 살펴본다.
문화공간 늘리고 도시가스 공급… 생활 속 불편 없앴다[박원순의 '옥탑방 약속' 1년 뒤]


최근 서울시는 박원순 시장 삼양동 한 달 살이 1년 뒤 성과를 내놓으면서 28개 사업이 완료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19일은 박 시장이 한 달간의 삼양동 생활을 마무리하면서 강북문화예술회관에 모인 주민들에게 '지역균형발전 정책구상'을 발표한지 1년이 되는 날이다. 당시 박 시장이 직접 현장을 살피고 주민들의 목소리를 들어 약속했던 사업은 삼양동 37개, 강북구 30개 등에 이른다. 20일 서울시에 따르면 이중 현재 완료된 사업은 28개, 그리고 12개는 연내 완료가 예정돼 있다. 나머지는 2021년까지 완료된다.

■삼양동 주민들의 삶 바뀌었나

서울시는 박 시장의 삼양동 구상 이후 마을 공동체를 회복하고, 지역에 활기를 넣기 위해 마을 단위 사회간접시설(SOC) 조성에 착수했다.

시와 강북구가 지역 곳곳에서 빈집과 공터를 매입해 공간을 합쳐, 공원쉼터와 텃밭으로 변모시키는 작업에 돌입 한 것. 양지마을의 '주민공동이용시설'은 시설 확장을 추진 중이고, 폐목욕탕 부지에는 '강북구 사회적경제지원센터'를 , 오현숲마을에는 '마을활력소'가 각각 건립을 앞두고 있다.

특히 지난 1년간 강북구 삼양동에서 진행된 사업에는 강북지역에 상대적으로 열악한 문화·여가 기반과 청년지원시설 확충이 큰 부분을 차지했다. 지대가 높아 북한산과 주변 마을이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소나무협동마을에는 '마실길 전망마루'가 설치된다. 올 연말 조성을 목표로 현재 기본설계용역을 진행 중이며 10월 중 착공 예정이다.

강북지역의 대표적인 문화·여가 기반인 강북문화예술회관에는 '강북문화예술회관 소극장'이 만들어지며, 지역 청년들을 위한 청년활력공간 '무중력지대' 강북센터도 내년 상반기 개관 목표다. 삼양체육과학공원 게이트볼 장에는 지난 5월 인조잔디 설치를 완료해 주민들의 체육·여가 환경이 개선됐다. 지난 2009년 조성된 북서울꿈의숲 전망대 내 유휴공간으로 방치됐던 공간을 활용해 서 휴게공간으로 조성, 올해 3월부터 시민들에게 개방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부지결정 및 매입부터 실제 공사가 완료되는 시점까지는 여러 행정절차가 필요한 만큼, 다른 사업에 비해 긴 호흡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생활 속 불편, 속속 개선

개발제한구역과 국립공원 규제로 상대적으로 낙후돼 있는 우이령마을은 북한산 등 강북지역의 자연경관 보존과 환경개선을 동시에 추진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현재 서울연구원에서는 '우이령길 종합정비계획' 연구를 진행 중에 있다. 또, 복개된 빨래골의 복개구조물을 제거하고 자연하천으로 복원하기 위한 타당성 조사도 면밀한 분석을 통해 진행하고 있다.

주민들의 생활 속 불편사항을 해결하기 위한 작지만 체감되는 조치들도 신속하게 이뤄지고 있다. 당초 도시가스가 공급되지 않아서 불편을 겪던 삼양동 일대 127세대 중 신청한 모든 세대(64세대)에 공급배관 공사를 완료했다. 또 2.5t 청소차량 진입이 어려워 인력에 의존해 골목 청소를 해야 했던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1t 소형 차량 2대를 투입 중이다.


강북의 고질병인 주차난을 해결하기 위한 작업도 구체적으로 추진 중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강북지역은 골목이 좁고 구릉지가 많은 점이 고질적인 문제다. 이 때문에 교통과 주차문제 완화를 위한 다양한 대책들도 추진 중"이라며 "나눔카 주차장소를 늘린다든지, 빈집 밀집 지역의 부지를 매입하는 공영주차장 복합개발도 내년 10월 완료된다"고 설명했다.

ahnman@fnnews.com 안승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