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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꼬마빌딩, 투자자 몰려 몸값 상승

경기 침체에 안전자산 선호도 ↑ 평균 거래값 4년새 27% '껑충'
비강남권까지 수요 확대
서울 꼬마빌딩, 투자자 몰려 몸값 상승
서울 꼬마빌딩 '몸값'이 높아지고 있다.

경기 불확실성 확대와 주식시장 부진으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기준금리 인하로 대출여건이 완화되면서 풍부한 시중 유동자금이 서울 꼬마빌딩에 몰리면서 거래량이 늘어나고 가격 역시 상승하고 있다. 특히 서울 강남 지역 꼬마빌딩의 경우 예전에는 기대수익률이 4%대 정도는 되야 매수자들이 나섰는데 지금은 3%대 초중반이면 들어온다는 게 현지 부동산 중개업자들의 전언이다. 은행이자를 감당할 정도의 공실이면 괜찮다는 분위기라는 설명이다.

■꼬마빌딩 매물 품귀 현상

20일 빌딩 중개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꼬마빌딩에 대한 수요가 많아지면서 거래량이 크게 늘고 있다.

빌딩중개법인 원빌딩부동산중개의 소현지 팀장은 "주식시장이 하락하고 기준금리가 떨어지면서 6월 말부터 7월에 빌딩 거래량이 급격히 많아졌고 8월까지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 나온 매물이 수요를 받쳐주지 못하면서 빌딩 주인이 계약을 앞두고 급작스럽게 호가를 올리거나 매물을 거둬들이면서 계약이 깨지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빌딩중개전문기업 빌사남(빌딩을 사랑하는 남자)에 따르면 최근 30억원에 나온 서울 마포구 성산동 소재 꼬마빌딩의 경우 매수자가 바로 계약금(매매가의 10%)을 입금하겠다고 하자 빌딩 주인이 매매가를 4억원이나 올렸다. 마포구 창천동에 위치한 30억원짜리 꼬마빌딩도 매수자가 당일날 매수 의사를 밝히며 가계약금을 입금하겠다고 나서자 매도자가 '잠수'를 타기도 했다.

이처럼 꼬마빌딩에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는 이유는 경기 불확실성 확대와 주식시장 부진으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커지고 기준금리 인하로 대출여력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소현지 팀장은 "경기불황 등으로 투자수익률이 하락하고 공실률이 높아지더라도 시세차익을 노리고 들어오는 수요가 대부분"이라고 덧붙였다.

■꼬마빌딩 수요 비강남으로 확대

실제로 이날 토지·건물 실거래가 플랫폼 밸류맵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꼬마빌딩(매매가 50억~100억원) 1㎡당(대지) 평균 거래 가격은 1652만원으로 2015년(1294만원) 대비 27.6% 상승했다.

해당 기간 서울 지가 상승률이 18%,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7% 이내였음을 감안하면 상당히 큰 폭의 오름세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올해 상반기 서울 꼬마빌딩은 248건이 거래됐으며 거래된 물건의 평균 연면적은 998㎡, 평균 대지면적은 416㎡, 1㎡당 평균 거래가격(대지 기준)은 1652만원으로 나타났다.

2015년 연간 거래량이 331건, 평균 연면적 1284㎡, 평균 대지면적 533㎡, 1㎡당 평균 거래가격 1294만원과 비교하면 연면적 23%, 대지면적 22% 정도 감소했다. 평균 거래가격이 ㎡당 358만원 가량 상승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2018년과 비교해도 연면적 및 대지면적이 7% 내외가 줄었다.

강남3구 꼬마빌딩의 몸값이 높아지면서 강남 외 지역으로 투자수요가 확대되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밸류맵에 따르면 2015년 강남3구 꼬마빌딩 거래 비중은 44.7%에 달했지만 해마다 감소해 올 상반기에는 35.9%까지 줄었다.
밸류맵 이창동 리서치 팀장은 "개인 및 법인 모두가 접근 가능한 꼬마빌딩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구매할 수 있는 건물의 규모가 줄어들고 강남3구 이외 지역의 건물로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인기 지역 위주로 꼬마빌딩 인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빌사남 김윤수 대표는 "경기 불확실성 확대 등으로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지속되고 현물자산 가치가 높아지면서 강남권, 이태원, 홍대 등 인기 지역의 꼬마빌딩 수요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김민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