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제넥신·툴젠 합병 결국 무산.. 코스닥 바이오 쇼크에 ‘발목’

배지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8.20 17:53

수정 2019.08.23 14:29

관련종목▶

주가하락에 주주들 대거 매수청구.. 제넥신 사야할 주식 2200억 넘어.. 신약 공동개발 등 협업 지속키로
국내 주요 바이오기업인 제넥신과 툴젠의 합병이 무산됐다. 두 회사의 기존 주주들이 사실상 합병에 따른 기업가치 상승에 부정적이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제넥신과 툴젠은 20일 양사 합병과 관련한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로 합병계약 해지 사유가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각각 이사회를 열어 합병 계약 해지를 결정했다.

두 회사의 주가가 하락하면서 지난 19일까지 제넥신 주주들이 매수를 청구한 주식 수는 344만2486주에 달했다. 툴젠 주주 역시 151만3134주를 청구했다.
제넥신과 툴젠이 지난 6월 19일 1대 1.206비율로 합병한다고 발표한 이후 최근 거래일(19일)까지 양사 주가는 각각 22%, 33.7% 빠졌다. 주요 바이오기업의 임상 실패하면서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점이 악재였다.

제넥신은 1300억원, 툴젠은 500억원 가량 기존 주주들의 주식을 매수 한도로 제시했다.

하지만 주주들이 매수청구권이 대량 행사됨에 따라 실제 제넥신이 사야 하는 주식의 규모가 2200억원 규모를 넘었다. 툴젠도 1120억원 수준의 청구가 들어왔다. 합병 후 기업가치 상승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한 주주들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제넥신과 툴젠은 합병 무산에도 신약 공동개발 등 협업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툴젠 관계자는 "앞으로 기업공개(IPO) 추진과 제넥신을 포함한 인수합병(M&A) 재추진 등 다양한 대안들을 면밀히 검토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제넥신과 툴젠의 합병은 국내 제약바이오 섹터 대형주간의 결합으로 관심이 뜨거웠다. 특히 '코넥스 대장주'로 손꼽힌 툴젠은 그동안 코스닥 상장을 세 차례나 시도했지만 자진철회로 끝났다. '유전자 가위'를 둘러싼 원천기술 논란이 끊이지 않으면서 더이상의 상장 시도는 어려웠던 상황이었다.
인수합병(M&A)로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엑시트(Exit) 활로를 열어줬다.

하지만 제넥신과의 합병 카드가 실패로 돌아가면서 대주주인 김진수씨를 비롯해 LB인베스트먼트, 인터베스트 등 재무적투자자(FI)들도 회수방안을 다시 고심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한편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제넥신의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0.76% 오른 5만2900원에, 코넥스시장의 툴젠은 6.17% 떨어진 5만200원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