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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스트리밍 사업 7兆 투자…디즈니와 ‘2위 다툼’

5개월만에 예산의 ‘6배’ 쏟아부어
11월 출시… 구독료 月 9.99달러
아이폰 의존에서 벗어나 서비스 매출 확대를 노리는 애플이 올 하반기 스트리밍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7조원 가까운 예산을 쏟아 붓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애플은 예산이 기존 강자인 넷플릭스보다는 미약한 수준이지만 애플 생태계를 이용해 디즈니나 아마존 등과 치열한 2위 다툼을 벌일 예정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9일(현지시간) 관계자를 인용해 기존 10억달러 수준이었던 '애플TV+'의 예산이 약 다섯 달 만에 여섯 배로 늘어난 60억달러(약 7조2498억원)에 이르렀다고 전했다.

애플은 올해 3월에는 넷플릭스같은 인터넷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히면서 애플TV+ 출범을 알렸으며, 소니픽처스 같은 영상 기업에서 임원들을 영입해 본격적으로 사업을 진행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애플TV+에 배정된 연간 예산은 지난 3월만 하더라도 10억달러 규모였으나 5개월 만에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애플은 서비스 출시 초기 이목 집중을 위해 자체 프로그램에 천문학적인 예산을 쏟아 붓고 있으며 스타들이 줄이어 출연하는 드라마 '모닝쇼'의 경우 1회 제작비가 HBO의 유명 드라마 '왕좌의 게임(8시즌 기준 1500만달러)'을 넘어섰다.

미디어 업계에서는 애플의 씀씀이가 TV 프로그램 제작비용을 끌어올렸다며 비난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다만 애플의 연간 예산은 업계 선두인 넷플릭스(140억달러)에 비하면 아직 적은 편이다.

같은 날 블룸버그통신도 관계자를 인용해 애플TV+가 오는 11월부터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며 최저 월 구독료가 9.99달러(약 1만2070원) 수준이라고 전했다. 이는 같은달 서비스에 나서는 디즈니+(6.99달러)보다 높을 뿐더러 넷플릭스와 아마존 프라임(8.99달러)보다도 비싸다.

애플은 지난해부터 아이폰 수요 감소가 뚜렷해지면서 서비스 사업에서 활로를 찾고 있다. 지난달 발표된 애플 2·4분기 매출에서 아이폰이 차지하는 비율은 48%로 2012년 이래 가장 낮았고 대신 애플 뮤직 등 서비스 부문 매출은 21%를 기록했다.
애플측은 2020년까지 서비스 분야에서 연 500억달러의 매출을 노리고 있다.

한편 애플TV+와 정면으로 격돌할 예정인 디즈니+는 19일 발표에서 오는 11월 12일부터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디즈니는 애플과 안드로이드 기기를 포함해 거의 모든 전자 기기를 통해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며 미국과 캐나다, 네덜란드, 호주 및 뉴질랜드에서 첫 서비스를 개시하겠다고 설명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