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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美 판문점 접촉 21일?…비건-김명길 만날지 주목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2019.7.31/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2019.7.31/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서재준 기자 =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20일 공식 방한하며 북미 간 실무협의 개최 여부도 주목된다. 현재로선 21일 판문점에서의 북미 접촉이 유력해 보인다.

비건 특별대표는 이날 오후 늦게 서울에 도착해 공식 일정을 소화한다. 그는 22일까지 체류할 예정이다.

비건 대표의 방한은 북한이 거세게 반발해 온 한미 연합 군사연습의 종료와 동시에 이뤄지는 것이다. 그의 방한을 계기로 북미 접촉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그의 방한 일정을 감안하면 북미 접촉은 21일 성사될 가능성이 유력해 보인다. 장소도 판문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북미는 한미 연합 군사연습과 북한의 미사일 발사 도발 국면에서도 양 정상 간 친서 교환을 포함해 대화를 진행해 왔다.

이번 비건 대표의 방한을 계기로 한 접촉이 사전 정지 작업 수준의 대화가 아니라 '실무협상' 수준으로 의미 있는 대화로 진행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한미 군사연습과 북한의 미사일 발사 전인 지난 6월 30일 이뤄진 판문점 남북미 회동에서 북미는 이미 실무협상 개최에 합의한 바 있다. 비건 대표도 북미 간 '물밑 채널'이 아니라 실무협상의 미국 측 대표인 만큼 이번 행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비건 대표는 베트남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지난 2월에도 방한 기간 동안 방북해 북미 정상회담을 조율한 바 있다.

일각에서 그가 이번에 북한에 전달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를 들고 방한했을 가능성을 언급하는 이유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받았다는 친서의 내용을 밝히면서도 자신의 답신 친서를 김 위원장에게 전달했는지 여부는 공개하지 않았다.

북미가 비건 특별대표의 방한을 계기로 실무협상을 진행할 경우 북미의 비핵화 협상은 다시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난 2월 하노이 정상회담의 결렬 이후 양 측 모두 '새로운 계산법'에 대해 고심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이번에 북미 실무협상이 열린다 해도 이른 시기에 3차 북미 정상회담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진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비건 대표의 교체 여부도 이번 방한을 계기로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되기도 한다.

최근 미국 내에서 비건 특별대표가 차기 주러시아 미국 대사로 임명될 가능성이 높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이 보도 내용이 사실일 경우 이번 북미 접촉은 비건 특별대표가 북측에 차기 실무협상 대표를 소개하는 '상견례' 차원으로만 진행될 수도 있다.

북측의 새 실무협상 대표가 처음으로 협상 테이블에 나설지도 관심사다.

북한은 지난 2월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 후 실무협상 대표로 내세웠던 김혁철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를 교체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김명길 주베트남 대사가 유력한 차기 실무협상 대표로 떠올랐으나 북한은 아직 이를 공식화하지 않고 있다.

비건 대표는 방한 이틀 째인 21일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만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향후 북미 협상의 '청사진'과 자신의 거취 등에 대한 입장을 우리 측에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