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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북미대화 멍석깔기…훈련종료·비건방한 맞춰 '대화' 강조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후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19.8.19/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후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19.8.19/뉴스1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8·15광복절 경축사에 이어 또 한 번 평화경제와 남·북·미 대화 지속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미연합훈련 종료일 및 대북 비핵화 협상을 담당하고 있는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의 방한(訪韓)일을 하루 앞둔 시점이다.

이는 최근 북미정상 간에 한미연합훈련 종료 직후, 북미 비핵화 협상을 진전시키자는 의견교환이 이뤄진 상황 속에서 문 대통령이 이러한 분위기를 완연히 조성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됐다. 문 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는 북미 비핵화 협상 타결을 물꼬로 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목표로 삼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평화경제는 우리 미래의 핵심적 도전이자 기회"라며 "지구상 마지막 남은 냉전체제를 해체하고 평화와 번영의 새 질서를 만드는 세계사적 과업이자 한반도의 사활이 걸린 과제"라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남·북·미 간 대화가 시작됐고 진도를 내고 있다는 사실"이라며 "이 기회가 무산된다면 언제 다시 이런 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그런만큼 남·북·미를 비롯한 관련 국가들과 우리 모두는 지금의 이 기회를 천금같이 소중하게 여기고 반드시 살려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0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전달받았다면서 그 내용에 대해 "김 위원장이 한미연합훈련이 끝나자마자 협상을 시작하고 싶다는 의사를 매우 친절하게 전해왔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미연합훈련 종료일인 오는 20일 비건 대표가 방한하는 것은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에 속도를 내겠다는 미측 의지가 강하게 담겼다는 해석이 나왔다. 동일선상에서 문 대통령이 이날(19일) 수보회의를 통해 평화경제와 대북대화 중요성을 강조한 것은 이같은 북미대화 분위기에 '제대로 멍석을 깔아주겠다'는 의미가 내포된 것으로 풀이됐다.

문 대통령은 이날 수보회의 발언을 통해 최근 발사체 도발과 막말을 일삼은 북한을 향한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북한은 올해 5월부터 이날까지 한미연합훈련에 대응한다는 목적 등으로 총 8차례 발사체를 쏘아올렸고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를 통해 "남조선 당국자들과 더 이상 할 말도 없으며 다시 마주앉을 생각도 없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서로 상대방 입장을 헤아리고 역지사지하는 지혜와 진정성을 가져야 할 것"이라며 "대화에 도움이 되는 일은 더해가고 방해가 되는 일은 줄여가는 상호 간 노력까지 함께 해야 대화의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정우 부대변인은 "문 대통령의 오늘 수보회의 발언은 평화경제에 대한 역사적 의미, 남·북·미 대화에 대한 시기적 중요성, 남북 간 대화에 있어서의 자세,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이라는 점에 대한 의미를 다시 한 번 강조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북미 간 실무협상이 실제 이뤄지게 된다면 지난 하노이 회담(2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돌지 않았던 대화트랙이 다시 돌게 되는 것"이라며 "현재 남북 간 어떤 소통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확인해주기는 어렵지만 북미대화에서 보다 의미있는 진전이 있게 된다면 그와 연계돼 남북 간 대화도 더 활발하게, 충실하게 이뤄지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