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북한

군사 도발 후 북중 군사회담…비핵화 협상 재개 대비하나

뉴스1

입력 2019.08.19 10:56

수정 2019.08.19 10:56

김수길 북한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장(왼쪽)이 지난 17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장유샤 중국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과의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중국 국방부망) © 뉴스1
김수길 북한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장(왼쪽)이 지난 17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장유샤 중국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과의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중국 국방부망) © 뉴스1

(서울=뉴스1) 서재준 기자 = 북한과 중국이 북미 대화 재개를 앞둔 상황에서 고위급 교류를 가져 배경이 주목된다. 북미 대화를 앞두고 북중의 사전 교감 및 정지 작업이 이뤄졌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19일 김수길 북한군 총정치국장이 베이징에서 장유샤 중국 공산당 중앙군사위 부주석과 전날 회동했다고 밝혔다.

김수길 총정치국장은 같은 날 쑹타오 공산당 대외연락부장과도 만났다.
쑹타오 부장은 북중 '당 대 당' 교류의 연락 채널을 맡고 있는 실세 인사다.

김 총정치국장은 지난 16일 베이징에 도착했다. 이날로 베이징에 나흘 째 체류하며 고위급 인사들과 교류하고 있다. 지난 16일에는 먀오화 중앙군사위원회 정치사업부 주임과 만나기도 했다.

공식적으로는 '군사대표단'으로 중국을 방문한 김 총정치국장의 행보는 북한이 지난달 25일부터 연이어 단거리 탄도 미사일과 신형 방사포를 시험 발사하는 도발을 감행하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다.

북한과 중국의 관영 매체 모두 북중 군사 교류의 구체적인 의제를 밝히지는 않고 있다. 다만 북중 두 정상의 의지와 친선에 따른 관계 개선을 거듭 언급하고 있어 이번 교류가 우호적인 차원에서 진행된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새로 개발한 무기들과 관련해 중국 측에 '설명'하는 계기가 됐을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한다.

또 미국이 아시아에 새로 배치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미사일 시스템과 관련한 의견 교환도 이뤄졌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아울러 북미 대화 재개를 앞둔 북한의 입장도 전달됐을 가능성이 있다. 군사 교류라는 측면에서 이 같은 가능성은 낮다는 지적도 있지만 군축이 필수적으로 동반될 비핵화 협상의 재개를 앞두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제외한 북한군 서열 1위인 군 총정치국장의 방문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볼 필요가 있다.

북한과 미국은 이번 주 중반 접촉이 예상되고 있다.

미국의 비핵화 협상 실무협상 대표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20일 한국을 방문해 사흘간 머물 예정이다.

북한이 강하게 반발했던 한미 연합 군사연습은 20일 종료된다. 북한과 미국 어느 쪽에서도 대화 재개를 공식화하지 않았으나 관련 동향이 모두 대화 재개로 가는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지난 6월 30일 이후 북미는 물밑 접촉을 통해 대화를 위한 논의를 진행해 왔다. 이 중에서는 북미 정상 간의 친서 교환도 있었다. 북미 대화가 재개되면 논의가 급물살을 탈 가능성도 있을 것임을 예상케 하는 대목이다.

지난 2월 하노이에서의 정상회담에서 북미가 '계산법'을 놓고 이견을 보여 회담이 결렬된 만큼 이번에는 결렬을 막기 위해서라도 진전된 합의를 도출하는 쪽으로 논의가 흘러갈 수 있다.

북한의 입장에서도 군사 시설의 폐쇄나 핵무기 및 핵기술의 신고 등 군사적 차원에서의 '비핵화의 구체적 조치'를 위한 준비를 해야 할 입장이 된 셈이다.

이 같은 맥락에서 8월 말 북미 대화 재개를 앞두고 북중 간 군사교류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북중의 이번 교류가 북미 비핵화 협상 재개를 대비하는 차원의 사전 정지 작업일 수도 있다는 관측은 지난 6월 북중 정상회담의 내용을 보면 수긍이 가능한 대목이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당시 김정은 위원장에게 '체제 안전 보장'을 언급하며 '뒷배'를 자임했다. 중국이 본격적으로 비핵화 협상 테이블에 나설 것임이 예상됐다.

이번 북중 군사 교류를 통해 중국은 미국을 상대로 북한의 체제 안전에 대한 개입 의사를 분명히 표할 수 있다. 북한 역시 중국을 우군으로 삼고 대화에 임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미국에 부각할 수 있다.

내용적인 면에서는 북중 정상회담의 후속조치라고 단순하게 설명할 수도 있지만 당시 정상회담에서 북한과 중국은 이미 북미 비핵화 협상 전개에 대비한 군사적 조치에 대한 합의를 했을 것이라는 추론도 일리가 있다.


북한과 중국이 군사 교류를 적극적으로 대외에 알리고 있다는 점도 다소 이례적이다. 다목적 포석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북중 모두 구체적인 협의 내용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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