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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올 1兆달러 재정적자로 장단기 금리역전 심화될 것"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8.18 17:42

수정 2019.08.18 17:42

국채발행 증가로 공급초과 초래..시장유동성 악화·금융불안 가중
"美, 올 1兆달러 재정적자로 장단기 금리역전 심화될 것"
미국의 재정적자 확대가 장단기 국채 수익률 역전을 심화시킬 것으로 전망됐다.

미 재무부가 올해 1조달러 재정적자를 예상하는 가운데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한 국채 발행 증가가 단기적으로 공급초과를 불러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채권 수익률을 더 끌어 올릴 것이기 때문이다. 경기침체 우려로 장기 국채 수익률은 하락하는 가운데 단기 국채 수익률은 상승하면서 장단기 금리역전은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장단기 금리역전 심화는 금융시장 불안을 가중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마켓워치는 17일(현지시간) 전문가들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감세와 재정지출 확대가 경기확장에도 불구하고 재정적자를 심화시키고 있는 것이 그 배경이다.


이번 회계연도 들어 미 연방정부 재정적자는 전년동기비 27% 급증했다. 지출이 8% 늘어난 반면 세수는 3% 증가하는데 그쳤기 때문이다. 미 의회예산국이 올 회계연도 재정적자를 8960억달러로 예상하는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재정적자 규모가 1조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추산한 바 있다.

막대한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한 국채 발행계획도 잇따르고 있다. 미 재무부는 지난달 앞으로 9월까지 석달간 8140억달러 국채를 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재정적자 보전을 위한 대규모 국채 발행계획은 금융시장에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거시전략 책임자 거라브 사롤리야는 미 달러 유동성이 위축되고 있다면서 "대응방안이 곧 취해지지 않을 경우 과감한 대응이 필요할 수도 있는 수준으로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사롤리야는 리보(LIBOR, 런던은행간금리) 상승이 이같은 시장의 우려를 반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채 수급 불균형이 시장을 왜곡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리보 금리가 뛰고 있다는 것이다. 시중 현금 조달 비용이 올라가가고 있음을 뜻한다. 사롤리야는 특히 미 재무부가 재정부족분을 메우기 위해 국채 발행을 확대함에 따라 시장 유동성이 더 악화될 것이라면서 특히 장기 국채 수익률이 단기 국채 수익률을 밑도는 상황에서는 유동성 부족이 더 심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롤리야는 "최근 (의회의 연방정부) 재정적자 한도 합의로 국채 발행이 봇물을 이루게 됐다"면서 "(장기 금리가 단기 금리를 밑도는) 수익률곡선 역전이 시장에 심각한 수급불균형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 국채 수요는 여전히 높기는 하다. 유럽과 일본 등 주요국 국채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져 안정적인 수익을 쫓는 연금, 보험사 등의 미국채 수요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또 미국과 중국간 무역전쟁, 하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가능성, 이탈리아 재정불안, 호르무즈 해협 긴장 등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안전자산 수요가 높아지고 있어 미 국채 수요를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주 30년만기 미 국채 수익률이 사상최저치로 떨어지면서 2% 근처까지 떨어진 것이 이를 방증한다.
그렇지만 재무부의 국채 발행 물량을 소화해야 하는 주간사 은행들이 자금압박을 받고 있고 이때문에 단기적으로 수급불균형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어서 단기 국채 수익률이 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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