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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집값'희한한 거래절벽'… 거래 반토막인데 가격 9주째↑

김현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8.18 16:46

수정 2019.08.18 16:46

강남 아파트 7월 거래량 56%↓
재건축 막히며 신축 아파트 중심
반사이익 기대감에 집값 상승 견인
서울 집값'희한한 거래절벽'… 거래 반토막인데 가격 9주째↑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희한한 거래절벽' 현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7월 거래량이 전달 대비 반토막으로 급락했는데 가격은 이달까지 9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이는 지난해 9·13대책 발표 후 한 달 사이 거래량이 반토막이 나며 가격이 급락했던 때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특히 지난 12일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발표라는 초강수 규제책이 나왔지만 직격탄을 맞은 강남 재건축 단지 급매를 제외하고는 서울 부동산은 여전히 우상향을 보이고 있다.

■서울 집값 9주째 우상향 왜?

18일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서울 전체 아파트 7월 거래량은 3897건으로 지난달 6490건에 비해 60% 수준으로 떨어졌다. 강남 3구의 거래량 감소는 더 심한 편이다.
같은 기간 강남구는 541건에서 239건으로, 서초구는 313건에서 189건으로 송파구는 686건에서 243건으로 각각 급감했다. 특히 재건축 단지가 몰려있는 강남·송파구의 7월 아파트 거래량 감소는 심각한 편이다. 강남구는 전달 대비 56%, 송파구는 65%가 빠졌다.

하지만 서울 아파트 가격은 연일 고공행진 중이다. 상승폭은 둔화되고 있지만 KB국민은행의 주간 상승률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17일 이후 9주째 우상향을 그리고 있다. 특히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발표된 직후인 8월 셋째주 가격 변동률도 16일 기준 0.09% 올랐다. 상승폭은 전주 0.11%보다 둔화됐다.

지난해 9·13 대책 당시에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지난해 8월 1만4966건에서 9월(7203건), 10월(3258건) 연속으로 반토막씩 줄며 가격 하락이 뒤따랐다. 하지만 올 7월 들어 보인 거래량 감소는 가력하락을 동반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이런 현상이 금리인하 기대감과 매도자 우위 시장의 특성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한다. 부동산 가격이 바닥을 쳤다는 인식과 함께 투자성향이 강한 수요자들을 중심으로 정부의 새로운 규제책이 장기적으로는 집값 상승을 막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고가 재건축 단지가 몰려있는 강남3구의 경우는 지난해 9·13대책 이후 나온 꾸준히 급매들이 소화되며 매물이 잠긴 상태다.

■재건축 "지켜보자"에 신축 반사이익

실제 분양가상한제 발표 이후 강남 재건축단지는 아직까지는 "지켜보자"는 투자자들이 더 많은 것으로 보인다. 사업성에 직격탄을 맞은 일부 관리처분인가 단지에서는 수천만원씩 급락한 호가의 매물이 나오기는 하지만 현지 중개업소들은 아직까지는 전반적인 현상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강동구 둔촌주공 인근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사업이 연기되거나 분양가가 하락할 것을 우려한 조합원들 사이로 급매가 나오기는 한다"며 "하지만 사업진행의 방향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아직까지는 파는 쪽도 사는 쪽도 모두 눈치보는 형국으로 조심스러운 모습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미디어랩장은 "7월 기준금리 인하를 기대하는 예비수요자와 정부의 추가 부동산 규제책을 관망하던 수요가 거래량 하락을 이끌어 낸 것으로 보인다"며 "기본적으로 매도자 우위 시장의 집주인들이 호가를 올리는 과정에서 가격은 오르고 거래량은 빠지는 현상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거래량이 줄며 서울 집값이 상승하는 데는 재건축이 막히며 반사이익을 기대하는 신축 아파트 단지 집주인들의 기대심리와 새 아파트 공급이 줄 것을 예상하고 기존의 아파트로 몰리는 수요자들의 이해가 일치하기 때문이다.


부동산114 집계에 따르면 8월 셋째 주 재건축 아파트 가격은 0.02% 오르며 전주 대비 상승 폭이 0.07%포인트 낮아진 데 반해 준공 5년 이하의 신축아파트는 0.05% 올라 전주보다 0.04%포인트 오름폭을 키운 것으로 조사됐다.

kimhw@fnnews.com 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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