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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방한 행보에 시선 집중…판문점서 北접촉 나설까

3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2019.5.11/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3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2019.5.11/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배상은 기자 =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의 미국 측 대표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가 다음주 방한할 예정이어서 그 행보에 시선이 쏠린다.

북한이 잇단 미사일 발사 도발의 명분이자 협상 재개 조건으로 삼은 한미연합훈련 종료 시점과 맞물려 실무협상 개최가 임박했음을 시사하는 가운데 방한 기간 판문점에서 북한과 접촉을 시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무부는 16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내고 비건 대표가 일본을 거쳐 오는 20∼22일 2박 3일간 한국을 방문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비건 대표는 19일 먼저 일본에 들러 미일 북핵대표 협의를 갖은 뒤, 한미연합훈련 종료일인 다음날 한국에 도착할 예정이다.

외교부는 비건 대표와 이 본부장이 "북미 실무협상의 조속한 재개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의 실질적 진전으로 이어지기 위한 양국간 협력 방안에 대해 심도 있는 협의를 가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비건 대표의 방한은 지난 6월 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방한 당시 이후 약 7주만이다.

그는 당시 이뤄진 6·30 북미 정상간 판문점 회동 하루 전날 판문점에서 권정근 북한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 등과 만나 사전 조율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비건 대표가 한미연합훈련 종료로 실무협상 재개 환경이 마련됐음을 내세워 이번에도 판문점에서 북측과 접촉해 본격적인 실무협상을 앞두고 향후 일정과 장소 등을 협의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 트위터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보낸 친서에서 한미연합훈련이 종료되면 협상을 다시 시작하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북한이 김정은 위원장의 지도 아래 16일에도 올해 들어 벌써 8번째 미사일 발사 도발을 이어간 것을 고려할 때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는 진단이다.

북한은 군사분계선(MDL)과 불과 50여km 떨어진 강원 통천 북방 일대에서 이뤄진 이번 도발을 통해 '북한판 ATACMS(에이태큼스)'로 추정되는 신형 전술 단거리탄도미사미사일이 완성단계에 이르렀음을 과시했다.

북한 관영매체들은 17일 김 위원장이 이 자리에서 "그 어떤 세력이든 북한을 상대로는 불장난 질을 해볼 엄두도 못 내게 만드는 것, 만약 물리적 힘이 격돌하는 상황이 온다고 해도 북한의 절대적인 주체 병기들 앞에서는 그가 누구이든 속수무책으로 당하지 않으면 안 되는 그러한 강한 힘을 가지는 것이 북한의 국방건설의 중핵적인 구상이고 확고부동한 의지임을 모두가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를 볼 때 비건 대표의 이번 방한은 북한과 접촉 보다는 본격적인 실무협상에 앞서 북한의 계속된 미사일 발사 도발에 맞서 최근 한일 갈등으로 위기감이 감도는 한미일 3각 공조를 재확인하고 과시하는 데 더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외교소식통은 "최후의 순간까지 절대 패를 보이지 않는 북한의 협상 태도를 볼 때 한미훈련이 끝나마자마 판문점에서 비건 대표와 접촉해 사실상의 실무 협상을 시작할 가능성은 낮다"며 "그보다는 실무협상 재개에 임박해 중러와 밀착하고 있는 북한에 한미일 3각 공조의 공고함을 과시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는 것이 더 타당하다"고 말했다.

지난 5월과 6월 방한이 3박 4일 일정이었던데 반해 이번에는 하루가 짧은 2박3일 인 것도 판문점행 가능성을 낮게 하는 대목이다. 비건 대표는 이번 방한에서 이 본부장 외에 통일부와 청와대 인사들과도 회동할 예정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