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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北 '도발'·日 '갈등' 해법은?…이번 주 '분수령'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5일 오전 10시 충청남도 천안시 독립기념관에서 열린 제74주년 광복절 정부 경축식에서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라고 외치며 주먹을 불끈 쥐어보이고 있다.2019.8.15/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5일 오전 10시 충청남도 천안시 독립기념관에서 열린 제74주년 광복절 정부 경축식에서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라고 외치며 주먹을 불끈 쥐어보이고 있다.2019.8.15/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서울=뉴스1) 김세현 기자 = 북한 미사일 발사와 일본 수출 규제 조치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문 대통령이 이번 주 '한반도 외교 분수령'을 만들어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일본에 '대화와 협력'을 북한에는 '평화 경제'를 제안했다. 일본과의 무역 분쟁·북한의 거듭되는 미사일 발사 국면을 돌파할 카드로 풀이된다.

다만 이후 일본 정부는 별다른 대화 수락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고, 북한은 '막말'에 가까운 비난을 쏟아내며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까지 발사했다.

이처럼 광복절 메시지가 무색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정치권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이 조만간 구체적인 후속 방안으로 '승부수'를 띄울 것이란 목소리가 나온다.

18일 현재 가장 먼저 대책을 낼 현안으로는 단연 일본과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연장 문제가 꼽힌다.

지소미아는 양국이 해마다 기한 90일 전에 별도의 파기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 1년씩 자동 연장되는 구조여서 우리가 이를 파기하려면 오는 24일까지 일측에 통보해야 한다.

이에 문 대통령이 8·15 경축사에서 일본과 협력 관계를 강조한 만큼 이번 주 지소미아 연장 메시지를 직접 내, 양국 갈등 문제를 풀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최근까지만 해도 정치권에서는 일본의 패전일인 광복절에 지소미아 폐기 의사를 내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다.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 등 청와대 측에서도 지소미아 파기 가능성을 내비쳐 일본 조치 철회를 압박하는 모양새였다.

다만 최근 청와대는 양국 관계가 계속 악화일로를 걸으면서 외교적 해법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 16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문 대통령의 8·15 경축사와 관련 "문 대통령이 일본과의 외교적 대화 노력 의지를 밝힌 것"이라며 "(양국 분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다 남다르면서 품이 넓고 통이 큰 비전을 제시했다"고 짚었다.

또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 시행령 역시 오는 28일 실행될 예정인 점을 고려할 때, 문 대통령은 지소미아 메시지와 함께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한 물밑 협상에도 박차를 가할 모양새다.

문 대통령은 일본 수출 규제 직후 보여온 대일 비판을 최근 자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결국 문 대통령이 양국의 물밑 협상에 힘을 싣기 위해 이러한 유화 메시지를 발신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한일 외교당국은 오는 21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한중일 3국 외교장관 회담을 계기로 양자 외교장관 회담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지소미아 연장 기한 만료 직전 양국 관계가 완화될 계기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한편 문 대통령은 급격하게 경색되고 있는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광복절 경축사 메시지에 이어 이번주 후속 방안을 마련할 것이란 목소리도 제기된다.

물론 북한이 지난달 25일부터 광복절 다음날인 16일까지 총 6차례 미사일을 쏘아 올리면서 문 대통령의 경축사가 '공허하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다만 청와대가 이러한 북한의 발사 배경을 한미연합훈련 영향으로 보고 있는 만큼, 훈련이 종료되는 20일 이후 구체적인 대북 메시지가 표출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최근 뉴스1과의 통화에서 최근 북한의 반발 움직임과 관련해 "북한이 한미 연합 훈련에 대한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이번에만 이런 입장을 낸 게 아니고 현재까지 (매년) 공식적으로 밝혀온 입장(과 같다)"고 말한 바 있다.

북미 실무 협상 역시 연합 훈련이 끝나는 오는 20일 이후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관측되는 만큼, 문 대통령이 이때 메시지를 표출해 북미 협상 성공에 힘을 보탤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실제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북미 실무협상 재개를 앞둔 오는 20일 방한해 외교부와 통일부 등 관련 부처와 청와대 인사들과 회동할 계획으로 알려진다. 이처럼 비건 대표가 우리 측과 향후 협상 전략 등을 공유할 것으로 관측되면서, 우리 정부의 물밑 협상은 물론 문 대통령의 중재 메시지가 주목받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 16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미 실무협상) 그전까지 북미 양 정상이 서로 상호 간 우호적 제스처를 취해 왔고 대화의 동력을 유지하기 위해 메시지를 발신해온 걸 종합적으로 고려해보면 우린 희망적으로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