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英, 억류 이란 유조선 방면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8.16 17:38

수정 2019.08.16 17:38

‘억류 연장’ 美 요구에도 강행.. 이란과 갈등국면 누그러질 듯
영국 정부가 미국의 부탁에도 불구하고 지난 7월에 억류했던 이란 유조선을 풀어주기로 결정했다. 이란이 영국 유조선을 나포한 상황에서 결단을 내린 영국 측은 이번 조치가 선박 '맞교환'이 아니라고 밝혔으나 일단 영국과 이란간의 갈등 국면은 다소 누그러질 전망이다.

BBC 등 외신들에 따르면 영국령 지브롤터의 파비안 피카도 행정수반은 15일(현지시간) 발표에서 이란 유조선 '그레이스 1'호를 방면하겠다고 밝혔다. 피카도 수반은 "이란 정부의 보증에 비추어 봤을 때 더 이상 법적으로 해당 선박을 억류할 합리적인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지브롤터 경찰과 세관 당국은 지난 7월 4일 영국 해병대의 도움을 받아 지브롤터 해협 남쪽 해상에서 지중해로 진입하려는 그레이스 1호를 억류했다. 영국은 해당 선박이 유럽연합(EU)의 제재를 어기고 시리아에 210만배럴의 이란산 석유를 전달하려 했기 때문에 나포했다고 밝혔다.
이란 정부는 이에 반발하며 같은달 19일 아라비아반도와 이란을 가르는 호르무즈 해협에서 영국 국적 유조선 '스테나 임페로' 호를 나포했다. 이란 정부는 당시 스테나 임페로 호가 걸프 해역에 진입하며 역주행을 했고 이란 어선과 충돌한 뒤 달아났기에 억류했다고 발표했으나 국제 사회에서는 이를 사실상 그레이스 1호 나포에 대한 보복으로 간주했다.

영국 외무부는 이번 조치에 대해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상업용 선박에 자행한 불법적이고 용납할 수 없는 공격과 EU의 시리아 제재 사이에는 어떠한 연관성도 없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브롤터 대법원은 현지 정부가 그레이스 1호를 30일간 억류할 수 있다고 승인했으며 법원이 정한 억류 기한은 17일까지였다.
피카도 수반은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13일에 이란 정부로부터 억류 선박에 실린 석유가 시리아로 가지 않는다는 공식적인 보장 문서를 받았다고 밝혔다.

지난해 이란 핵합의 탈퇴 이후 이란 압박을 이어오고 있는 미국 정부는 영국이 이란 유조선을 풀어줄 움직임을 보이자 14일 영국에 연락해 억류 연장을 요구했다.
지브롤터 정부는 미 정부의 요청을 감안해 방면 결정을 14일에서 15일 오후로 미뤘지만 결국 방면을 강행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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