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공공장소 일본어 사용 자제…'NO JAPAN' 전단 받을 땐 난감"

뉴스1

입력 2019.08.16 07:06

수정 2019.08.16 07:06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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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취업 준비생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진행하는 카스가이 모에 대표(KOREC 제공) © 뉴스1
일본 취업 준비생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진행하는 카스가이 모에 대표(KOREC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민선희 기자,김민성 기자 = "한국에 온 지 7년이 넘었는데, 이렇게까지 반일 분위기가 오래가는 것은 처음이에요. 식당이나 길거리에서 'NO JAPAN' 같은 포스터, 전단을 받는 정도는 아니었거든요. 한국에 들어와 있는 일본인들 입장에선, 아무래도 조심스럽죠."

일본 취업 컨설팅 회사 '코렉(KOREC)'의 카스가이 모에 대표(28)는 지난 13일 뉴스1과 만나 국내 반일 움직임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로 한일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는 가운데, 우리나라에서는 일본 기업 불매운동뿐 아니라 아베 총리 규탄 촛불집회가 개최되는 등 반일감정이 고조되고 있다.

학업·취업 등 각자의 목적으로 한국을 찾은 일본인들은 한일 관계 악화로 당장 일상생활에서 어려움을 겪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이 상황이 지속될지에 대해 우려하는 분위기였다.

국내 반일운동이 일본 정부와 기업들을 겨냥할 뿐 '일본인'을 겨냥하고 있지는 않기 때문에 직접적인 피해를 보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나라의 반일 감정이 높아지는 것을 충분히 체감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카스가이 대표는 "한 일본인 친구는 식당에서 밥을 먹으려고 하는데 'NO JAPAN'이라는 안내문이 붙어있어서 나가야 하나 싶었다고 한다"라고 전했다.

그는 "아무래도 공공장소에서 일본어를 쓰는 것을 주저하게 된다는 친구들도 있었고, 신촌을 돌아다니다가 일본 불매운동 홍보 전단을 받아 당황스러웠다는 일본인 유학생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한일관계 악화로 불편함을 겪고 있는 건 일본으로의 취업을 준비하던 우리나라 취업준비생들도 마찬가지다. 특히 오는 9월로 예정돼있던 '2019 글로벌일자리대전(일본-아세안 취업박람회)'이 한일갈등 여파로 보류되면서 타격이 컸다.

올해 상반기 열린 박람회에서 일본 기업 115개사가 참여했을 정도로 일본 기업의 참여가 높은 편이라 일본 취업 준비생들에게는 큰 기회이기도 했다.

카스가이 대표는 "일본 취업준비생들이 대부분 하반기 일자리 박람회를 위주로 준비했는데, 박람회 보류 소식에 다들 큰 충격을 받았다"면서 "상시 채용으로 지원 기회는 열어뒀다지만, 그래도 분위기가 좋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일본에서 유학 중인 우리나라 유학생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일본 와세다대학교에 재학 중인 정모씨(26)는 "졸업 후 일본에서 일할 생각이었는데 이런 (갈등) 상황이 계속되면 취업 시장에도 불똥이 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든다"고 털어놨다.


이어 "유학생들 사이에서는 우스갯소리로 이러다 일본 교환학생까지 끊기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우리나라에서 '일본인 유학생'으로도 살아봤고, 졸업 이후에는 우리나라 학생들의 일본 취업을 돕고 있는 카스가이 대표는 이런 때일 수록 서로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인 친구가 편의점에 갔다가 한국인에게 '일본 정부가 싫은 거지 일본인을 싫어하는 건 아니다'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한다"며 "이처럼 정치적으로 상황이 좋지 않더라도, 사람들끼리는 더 자주 교류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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