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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평화경제로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 건설"(상보)

김호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8.15 11:00

수정 2019.08.15 11:07

-제74주년 광복절서 '새로운 한반도' 청사진 제시
-책임있는 경제 강국, 교량 국가 등 목표로 꼽아
-"日 수출규제 맞서 경제강국 향한 길 걸어갈 것"
-"北 우려스러운 행동 불구 대화 분위기는 유지" 
15일 충남 천안시 독립기념관에서 열린 제74회 광복절 경축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경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15일 충남 천안시 독립기념관에서 열린 제74회 광복절 경축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경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은 제74주년 광복절인 15일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 건설을 위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책임있는 경제 강국 △교량국가 △평화경제 달성을 통해 '새로운 한반도'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열린 광복절 경축시 경축사에서 "광복의 그날, 벅찬 마음으로 건설하고자 했던 나라, 그리고 오늘, 우리가 그 뜻을 이어 만들고자 하는 나라를 국민들과 함께 그려보고자 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광복 이후 한국에 대해 "세계 6대 제조강국, 세계 6대 수출강국의 당당한 경제력을 갖추게 되었다"며 "국민소득 3만 불 시대를 열었고, 김구 선생이 소원했던 문화국가의 꿈도 이뤄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는 아직 이루지 못했다"며 "아직도 우리가 충분히 강하지 않기 때문이며, 아직도 우리가 분단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 건설을 위한 목표를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먼저 "책임 있는 경제강국으로 자유무역의 질서를 지키고 동아시아의 평등한 협력을 이끌어내고자 한다"고 말했다. 직접적으로 일본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일본의 수출규제가 '자유무역 질서'를 훼손하고 있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지적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어 "지금까지 우리는 선진국을 추격해 왔지만, 이제 앞서서 도전하며 선도하는 경제로 거듭나고 있다"며 "일본의 부당한 수출규제에 맞서 우리는 책임 있는 경제강국을 향한 길을 뚜벅뚜벅 걸어갈 것"이라고 이번 사태에 대한 단호한 대응 의지도 거듭 피력했다.

대륙과 해양을 아우르고 평화와 번영을 선도하는 교량 국가의 꿈도 전했다.

문 대통령은 '반도국가'로 지정학적으로는 세계 유일의 4대 강국에 둘러싸인 점을 언급하며 "우리가 초라하고 힘이 없으면, 한반도는 대륙에서도, 해양에서도 변방이었고, 때로는 강대국들의 각축장이 되었다. 그것이 우리가 겪었던 지난 역사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리가 힘을 가지면 대륙과 해양을 잇는 나라, 동북아 평화와 번영의 질서를 선도하는 나라가 될 수 있다"며 "우리는 지정학적 위치를 우리의 강점으로 바꿔야 한다. 더 이상 남에게 휘둘리지 않고 주도해 나간다는 뚜렷한 목표를 가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특히 "우리 국민이 일본의 경제보복에 성숙하게 대응하는 것 역시 우리 경제를 지켜내고자 의지를 모으면서도 두 나라 국민들 사이의 우호가 훼손되지 않기를 바라는 수준 높은 국민의식이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평화로 번영을 이루는 평화경제 구축을 통해 통일로 광복을 완성하고자 한다는 포부도 밝혔다.

문 대통령은 "분단체제를 극복해 겨레의 에너지를 미래 번영의 동력으로 승화시켜야 한다"며 "평화경제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위에 북한이 핵이 아닌 경제와 번영을 선택할 수 있도록 대화와 협력을 계속해나가는 데서 시작한다"고 했다.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도발' 등에 대해서는 "최근 북한의 몇 차례 우려스러운 행동에도 불구하고, 대화 분위기가 흔들리지 않는 것이야말로 우리 정부가 추진해온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큰 성과"라며 "북한의 도발 한 번에 한반도가 요동치던 그 이전의 상황과 분명하게 달라졌다"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불만스러운 점이 있다 하더라도, 대화의 판을 깨거나 장벽을 쳐 대화를 어렵게 하는 일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불만이 있다면 그 역시 대화의 장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논의할 일"이라며 조속한 북미 대화 재개를 희망했다.

또 "'북한이 미사일을 쏘는데 무슨 평화 경제냐'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그러나 우리는 보다 강력한 방위력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는 예의주시하며 한반도의 긴장이 높아지지 않도록 관리에 만전을 다하고 있지만, 그 역시 궁극의 목표는 대결이 아니라 대화에 있다. 미국이 북한과 동요 없이 대화를 계속하고, 일본 역시 대화를 추진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하기 바란다. 이념에 사로잡힌 외톨이로 남지 않길 바란다"며 불필요한 이념대결의 자제를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임기내 통일을 위한 토대를 마련하겠다는 의지도 확인했다.

문 대통령은 "광복절을 맞아 임기 내에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확고히 하겠다고 다짐한다"며 "그 토대 위에서 평화경제를 시작하고 통일을 향해 가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특히 "2032년 서울-평양 공동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고, 늦어도 2045년 광복 100주년에는 평화와 통일로 하나된 나라(One Korea)로 세계 속에 우뚝 설 수 있도록, 그 기반을 단단히 다지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나는 씨앗이 땅속에 들어가 무거운 흙을 들치고 올라올 때 제힘으로 들치지 남의 힘으로 올라오는 것을 본 일이 없다'는 남강 이승훈 선생의 말을 인용한 뒤 "우리 힘으로 분단을 이기고 평화와 통일로 가는 길이 책임 있는 경제강국으로 가는 지름길"이라며 "우리가 일본을 뛰어넘는 길이고, 일본을 동아시아 협력의 질서로 이끄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fnkhy@fnnews.com 김호연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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