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분석]

청문보고서 채택 안해도 '어법조'…"이런 청문회 왜 하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8.13 17:31 수정 : 2019.08.13 17:31

'어법조': 어차피 법무장관은 조국
무용론 커진 청문회, 언제까지
지명→野 반대→임명 강행..누가 집권해도 매번 같은 수순
후보자 자료제출 의무 강화 등 실효성 높일 개정안 처리 손놔

청와대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포함한 8·9 개각을 단행하면서 정치권은 인사청문회 정국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야당은 정치적 편향성, 자질 등을 문제 삼아 조 후보자에 화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여당이 엄호에 나서면서 또다시 여야 간 지리한 공방 끝에 이번에도 청문보고서 채택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특히 청문보고서가 채택되지 않더라도 검경수사권 조정, 검찰개혁 등 조 후보자에게 거는 기대치가 높은 만큼 문재인 대통령은 임명을 강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벌써부터 야권 내부에선 "답이 보이는 인사청문회를 뭐하러 하는지 모르겠다"며 아예 인사청문회 무용론까지 제기하며 반발하고 있다. 그동안 여러 차례 인사청문회 제도개선의 시급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지만 정권이 바뀔 때마다 서로 유리하게 '창과 방패론'으로 대치하고 있어 국회에 계류 중인 관련법안 처리가 요원한 상태다.

■野, 조국 청문보고서 채택 안할듯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청와대는 조 후보자 등 7명의 장관 및 위원장급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안을 14일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국회는 인사청문요청안 제출 뒤 20일 이내에 청문 절차를 마쳐야 한다. 즉, 9월 2일까지 국회가 청문회를 해야 한다. 국회가 시한까지 보고서를 송부하지 못할 경우 대통령은 10일 이내 범위에서 재송부 요청을 하고, 이때까지 국회가 보고서를 송부하지 않으면 임명을 강행할 수 있다.

일단 여야 원내대표는 오는 30일까지 청문회를 마무리하자는 데 뜻을 같이한 상태다.

그러나 야당이 조 후보자에 대한 공세수위를 연일 끌어올리며 지명 철회를 계속 요구하는 점을 감안할 때 청문보고서 채택은 사실상 물건너갔다는 지적이다.

특히 야권의 낙마 과녁은 이미 조 후보자를 정조준하고 있다.

과거 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사노맹) 관련 사건으로 실형을 받은 이력을 집중 공격한다는 방침이다.

또 △일본 수출규제 후 SNS를 통한 반일여론 조성 △민정수석 재직 당시 인사검증 실패 △민간인 사찰 의혹 △55억원의 재산형성 과정 등도 집중적으로 파헤친다는 계획이다.

■'청문회 무용론'…제도개선 공회전

그러나 이 같은 야당의 공세가 사실상 실효성이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야당 반대로 국회에서 보고서가 채택되지 않는다 해도 고위공직자를 임명하는 데 법적인 걸림돌이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따르면 2017년 4월 문재인정부 출범 후 국회 인사청문 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된 고위공직자는 총 16명이다. 박근혜정부 10명을 크게 웃돌고 이명박정부 17명도 넘어설 가능성이 많다. 현 정부 들어 '청와대 지명→야당 반대→청문보고서 미채택→청와대 재송부→임명 강행' 수순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12일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5당 대표와의 회동에서 청문회 실효성을 문제 삼아 무용론을 제기하는 등 야권에선 청문회 자체를 '보이콧'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자칫 국정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점에서 야권은 일단 청문회를 열어 공세를 펼치는 데 무게를 싣는 분위기다.

가뜩이나 연초부터 여야가 극한대립을 이어오고 있는 상황에서 조 후보자의 임명이 강행될 경우 정기국회 파행 등 정국이 급랭될 공산이 크다.

이에 인사청문회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후보자의 자료제출 의무 강화, 위증 시 법적 처벌 등을 골자로 한 개정안 처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논의는 좀처럼 진전되지 못하고 있다.

국회 관계자는 "야당은 정부를 견제하려는 의도가 커 청문회법 개정에 적극적이지만 반대로 여당은 이를 방어해야 하는 만큼 큰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라며 "결국 정권을 누가 잡느냐에 따라 청문회 개선안에 대한 입장도 미묘하게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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