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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화 ‘포치’ 굳어져… 9월 美中협상 ‘험로’

조창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8.12 17:57

수정 2019.08.12 17:57

3거래일 연속 7위안 넘어 상승세
속도 조절·추가 절하 전망 엇갈려
【 베이징=조창원 특파원】 달러당 위안화 환율이 7위안을 돌파하는 '포치(破七)'가 굳어지면서 9월 예정된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도 위협을 받고 있다. 미국의 중국에 대한 환율조작국 지정 이후에도 달러당 위안화 환율이 상승 추세다. 중국 당국의 환율개입 문제도 무역협상의 핵심 의제여서 9월 무역협상의 험로가 예상된다.

중국 인민은행은 12일 달러 대비 위안화 중간 환율을 전 거래일보다 0.11% 오른 7.0211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로써 중국 정부의 정책으로 인식되는 중간환율이 3거래일 연속으로 7위안 이상을 넘어 상승세를 이어갔다.

미국이 다음달부터 3000억달러 규모의 중국 제품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키로 한 가운데 지난 5일 이후 외환시장에서는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7위안을 돌파했다.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7위안을 넘은 것은 2008년 5월이후 11년 만이다.이어 인민은행이 고시하는 기준환율도 이날까지 3일 연속 7위안을 넘어섰다.

중국 정부의 의지가 반영되는 기준환율이 '포치'를 포기한 시그널로 이해되면서 미중간 공방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중국은 최근 위안화 약세가 중국 당국의 직접적인 개입이 아닌 시장 변화를 반영한 결과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미국이 중국 당국에서 환율하락을 용인하는 방식으로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며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 논리와 맞서고 있다. 더구나 중국은 국제통화기금(IMF)에서 중국 경제 기초와 비교해 위안화 가치가 적정하다는 취지의 보고서를 발간한 점을 앞세워 미국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베이징 소식통은 "통상 4월과 10월에 나오는 미국의 환율보고서와 별개로 이번 중국에 대한 환율조작국 지정이 나왔다"면서 "오는 10월 예정대로 미국의 환율관련 발표에 중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관련 내용이 반영될지 주목된다"고 전했다.

위안화의 추가 절하를 둘러싼 전망도 엇갈린다. 중국내 해외자본 유출을 우려해 중국 당국이 환율방어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과 추가 절하를 용인해 미중 무역전쟁의 장기전에 대비할 것이란 관측이 맞선다. 중국 당국이 국내 자본의 해외유출을 막기 위한 통제책을 이미 마련해뒀다는 점에서 위안화 가치하락을 더 용인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관련,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의 분석가들은 연내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7.3위안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도이체방크는 같은 기간 7.1위안을 예상하고 있다.

반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현지시간) 중국 정부가 대규모 자본유출을 우려해 중국 기준환율의 추가 가치 하락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정부가 지난 2015년 8월 전격적인 위안화 절하를 발표해 대내외적으로 큰 충격을 줬던 사례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란 이유다.

jjack3@fnnews.com 조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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