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일반경제

증권가, 美中 환율전쟁에 촉각…관망장에서 투자 전략은?

뉴시스

입력 2019.08.12 11:02

수정 2019.08.12 11:02

中 정부 위안화 가치 더 내리면 원화 가치 하락 예상多…外人자금 이탈 가속화되고 증시불안↑ 대중 수출비중 높아 위안화 약세로 中 구매력 약화되는 것도 문제…산업 및 증시에도 '악영향' 증권가 "원·달러 환율 향후 안정세 찾아갈 가능성 커…저가 매수보다는 가치주 투자해야 조언"
(출처=뉴시스/NEWSIS)
(출처=뉴시스/NEWSIS)

【서울=뉴시스】김동현 기자 = 증권업계가 미국과 중국의 환율 전쟁 소식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위안화 가치를 더 내릴 경우 원·달러 환율이 폭등하고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 이탈을 가속화시켜 증시 하락세가 본격화될 수 있어서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미중간 환율전쟁은 1일 도널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달부터 중국산 수입품 3000억달러에 10% 관세를 부과하자 미국산 농산물 수입중단 조치로 맞불을 놓았다.

이후 중국 위안화 환율이 11년 만에 달러당 7위안을 돌파하는 포치(破七)가 발생하자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고 이에 중국은 희토류를 무기로 삼겠다고 선언했다.

8월초부터 불과 열흘 사이에 대중 추가관세→미국산 농산물 수입중단→위안화 환율 7위안 돌파 허용→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희토류 무기화 선언 등 거침없는 공세와 반격이 이뤄졌다.

문제는 위안화 약세로 중국의 구매력이 약해지면 우리나라 기업들의 수출도 어려워질 수 있고 이는 기업의 기초체력을 약화시켜 주가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2018년 기준 한국의 중간재 대중 수출액은 1282억 달러로 전체 대중 수출액의 79.0%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커 중국으로의 수출 감소는 국내 산업에도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

중국의 주요 대미 수출품인 휴대전화, 텔레비전에 중간재로 포함된 반도체 등이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공산이 높고 디스플레이와 무선통신기기, 합성수지, 석유화학제품 등도 위험군이다.

주식시장에서는 위안화 약세 현상이 즉각적으로 반영된 분위기다.

지난주 업종별 수익률을 살펴보면 자동차(-0.29%), 소프트웨어(-1.21%), 음식료(-1.71%), 통신서비스(-1.93%), 운송(-2.23%), 미디어·레저(-2.72%), 의류(-3.35%), 건설(-3.89%), 화학(-3.97%), 비철금속·철강(-4.39%) 등으로 집계됐다.

코스피 수익률 4.79%보다 낮은 수익률을 기록한 업종은 하드웨어·가전(-4.90), 유틸리티(-5.05%), 유통(-5.25%), 증권(-5.25%), 반도체(-5.68%), 에너지(-5.71%), 보험(-6.10%), 화장품(-6.41%), 디스플레이(-6.87%), 은행(-7.06%), 기계·조선(-7.15%), 건강관리(-12.11%) 등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우려는 위안화 약세에 따른 원하 가치 하락이다. 원화 약세 현상이 장기간 지속되면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 이탈 우려가 높아질 수 있어서다.

통상적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은 원·달러 환율 1150원을 기준선으로 삼아 환율이 치솟으면 매도 우위의 경향을 보이고 환율이 아래로 형성되면 매수하는 경향이 짙다.

최근 일주일동안 외국인 투자자들이 코스피 시장에서 7954억원 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우고 코스닥 시장에서 1785억원의 주식을 사들인 것도 원화 하락에 따른 자금 이동으로 해석할 여지가 많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위안화 흐름에 따라 원·달러 환율이 급등했지만 향후 안정세를 찾아갈 가능성이 높다고 점쳤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위안화가 달러당 7위안을 일시적으로 상회했지만 추가적인 약세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며 "금융시장 내에서 자금 유출 우려와 달러 부채 관련 기업부담 등 부정적인 영향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위안화는 달러당 7위안 전후의 좁은 박스권에서 움직일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 심화와 한일 마찰에 대한 불안감으로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고 있지만 환율이 고점 영역에 진입해 있다는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며 "위안화 약세로 원화 가치의 추가 하락 가능성은 존재하지만 저점을 낮추는 것보다 바닥권 확인 과정이 진행될 가능성을 염두하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투자 전략으로는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 등 대외변수가 많다는 점을 고려할 때 경기방어주 또는 가치주 등 안정적인 종목에 투자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 나온다.


경기방어주와 가치주는 낮은 PER(주가수익비율) 또는 저PBR(주가순자산비율) 등의 주식을 의미한다. 이익의 성장률은 다소 낮을 수 있지만 실적 안정성 등은 확보된 종목이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중간 무역분쟁이 또 다시 극단으로 치닫으면서 세계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장기적인 추세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변수는 아니다"라며 "성급한 저가매수 전략 보다는 돌발 악재가 주가에 충분히 반영되는 시기를 기다리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oj1001@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