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곧 DJ 서거 10주기인데…1년반 만에 갈라서는 'DJ 계승' 평화당

뉴시스

입력 2019.08.11 15:59

수정 2019.08.11 15:59

18일 서거 10주기…DJ 적통 자임했지만 분란만 심화 당권파-대안정치, 분열 후 추모행사도 별도로 치러 대안정치 외 중재파 의원들도 당 떠날 가능성 높아 탈당 도미노 실현되면 정동영 1인 정당 전락할 수도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민주평화당 대안정치연대. 2019.08.08.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민주평화당 대안정치연대. 2019.08.08.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임종명 기자 =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DJ)의 햇볕정책 등 이른바 DJ 정신 계승정당을 자임(自任) 해온 민주평화당이, 오는 18일 DJ 서거 10주기를 앞두고 갈라선다. 창당 1년6개월 만이다.

앞서 평화당 내 제3지대 구축 모임인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 연대'(대안정치)는 오는 12일 집단탈당할 것을 예고했다.

이에 대안정치 소속 김종회·박지원·유성엽·윤영일·이용주·장병완·정인화·천정배·최경환 의원 등 9명은 탈당계를, 장정숙 의원은 당직사퇴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장 의원은 국민의당 비례대표 의원으로, 평화당에서 활동 중이나 바른미래당 소속이기 때문이다.

평화당 내 분열 조짐은 꾸준히 있어왔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동영 체제 유지를 강조하는 자강파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주장하며 다 내려놓고 제3지대 구축에 힘써야 한다는 제3지대파 간 갈등 봉합 노력이 거듭돼 왔지만 양측은 평행선을 달렸다.

급기야 제3지대파가 대안정치라는 모임을 결성했다. 정 대표 측은 당내 별도 모임을 만들고 최고위원회의 불참 등 당무에 참석하지 않는 대안정치를 향해 징계 가능성을 시사하며 대치를 이어왔다.

결국 지난달 24~25일 진행한 DJ 서거 10주기 추모 행사에는 정 대표와 수석대변인이자 최고위원인 박주현 의원, 사무총장인 김광수 의원만 참석했다. 사실상 반쪽 행사가 돼버렸고 당시 바른미래당과 정의당, 청년당과 녹색당 등 제(諸) 정당과 정책 및 선거연대하겠다는 내용의 '하의도 선언'도 당권파만의 포부에 그쳤다.

대안정치의 경우 별도로 DJ 서거 10주기 행사를 진행할 계획을 세웠었다. 이달 1~2일로 추진했다가 국회 본회의 일정 등으로 연기됐다. 오는 18일이 서거일임을 감안하면, 대안정치는 탈당 후 첫 일정으로 DJ 서거 10주기 행사를 진행하며 대안정치가 DJ정신을 계승하는 적통(嫡統)이라고 시사할 가능성도 있다.

대안정치는 정 대표 등 당권파가 권한을 내려놓고 물러난다면 탈당을 재고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정 대표 측은 당내 비상운영체제 대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는 등 대안정치 측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취지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때문에 탈당을 예고한 12일까지 정 대표 측과 대안정치가 극적으로 화해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2019.08.08.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2019.08.08. kkssmm99@newsis.com

관건은 탈당의 규모다. 평화당 16명 의원 중 10명이 탈당계와 당직사퇴서 등으로 당을 떠난다.

김광수·조배숙·황주홍 의원은 대안정치와 함께 하지 않을 수 있겠지만 평화당에 남아있을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특히 중재에 나섰던 황 의원은 지난 9일 정 대표에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왜 당대표를 못 내려놓나. 헛똑똑이란 단어가 생각난다' 등의 내용을 전하기도 했다.

지난해 지방선거 이후 사실상 당 활동을 하지 않았던 김경진 의원은 대안정치와는 별도로 탈당해 내년 총선을 치르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당내에 이른바 '탈당 도미노'가 일어나면 평화당에는 사실상 정 대표와 박주현 의원만 남게 된다.
박 의원 역시 국민의당 비례대표 의원으로 현재 바른미래당 소속이기 때문에 사실상 정 대표 혼자 남는 1인 정당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평화당은 DJ가 강조했던 ▲민생 ▲평화 ▲민주 ▲개혁 ▲평등 등의 시대가치 구현을 목표로 '평화로운 한반도, 모두가 존중받고 평등한 나라, 모두가 잘 사는 풍요로운 나라'를 비전으로 삼고 출범했다.


그러나 민생보다는 당의 진로를 놓고 끝모를 공방을 벌이며 평화롭지 않은 구도를 이어오다 원내 제4정당으로서의 활동에 종지부를 찍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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