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평화당서 노골적인 러브콜 이어져
당 지도부 '자강' 강조하나 역량은 '역부족'
"내부 싸움만 하다 정계개편 주도권 잃어"
독일 체류 중인 안철수 전 대표 귀국 변수
지난 7일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유승민 의원과 통합 안 하면 한국당 미래는 없다. 유 의원이 서울에 출마하면 얼마나 좋겠나. 통합 시점은 손학규 대표가 바른미래당을 나가 그 당이 정리된 뒤"라고 언급해 바른미래당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보수통합 구상을 밝힌 것이라지만, 당장 이 일로 당은 벌집 쑤셔놓은 듯 혼돈에 빠졌다.
한국당 내부에서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대표를 향한 러브콜도 노골화하고 있다. 김영우 의원은 8일 YTN라디오에 출연해 "유승민, 안철수 등 정치인들과 통합, 의기투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고, 홍문표 의원도 같은 날 "(유 의원에서) 한발 더 나아가 안철수 의원까지 야당이란 큰 틀에서 같이 간다면 좋지 않겠냐 하는 희망사항"이라고 말했다.
민주평화당의 분당 수순도 당을 흔드는 요소다. 평화당 내 비당권파 모임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 연대'(대안정치)가 오는 12일 집단 탈당을 예고하자 정치권에선 바른미래당 호남계 의원들과 함께 하는 갖가지 시나리오를 내놓고 있다.
당장 바른미래당 지도부는 '자강' 의지를 내세우며 반박하고 있다. 하지만 총선을 앞두고 정계개편 시계가 빨라지는데도 제3당인 바른미래당이 강력한 대안정당의 면모를 보이지 못하며 정계개편 주도권을 잃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바른미래당은 손학규 대표를 비롯한 당권파와 유승민계·안철수계를 중심으로 한 비당권파 사이에 불신의 골이 깊숙이 패인 상황이다. 갈등을 봉합하기는커녕 불화만 깊어지고 있다.
당권파는 유승민계가 손 대표를 퇴진시켜 한국당과의 통합을 추진하려 한다고 의심하고 있고, 비당권파는 당권파가 평화당과의 통합을 노리고 있다며 서로 삿대질을 하는 양상이다.
내분이 길어지자 당권파는 '이혼'이 불가피하다는 결론에 다다른 것으로 보인다. 손 대표가 지난 5일 유승민 의원을 향해 "한국당으로 가려면 혼자 가라"고 정조준한 것도 유승민계를 향해 최후통첩을 날린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달 중순 발표할 '손학규 선언'에는 이들을 향한 메시지도 담길 것이란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독일에 머물고 있는 안철수 전 대표의 귀국 여부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안철수계는 유승민계와 함께 손 대표의 퇴진을 요구 중인데, 당권파는 안 전 대표가 직접적으로 의사를 표하지 않은 만큼 귀국해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안 전 대표의 측근인 김철근 전 대변인은 뉴시스와 통화에서 "(안 전 대표의) 귀국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그는 나 원내대표가 유 의원에게 러브콜을 보낸 것과 대안정치와 바른미래당 내 호남계 의원들과의 연합 시나리오를 비판하며 "한국당 지지도가 (박스권에) 갇혀 있고 앞으로도 혁신이 없으면 내부가 흔들릴 것이다. 평화당도 탈당이 예고되는 등 야권이 재편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추석이 지나면 새로운 중도 대안 세력을 원하는 흐름들이 있지 않겠나"라고 내다봤다.
jabiu@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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