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여의도 올드보이 1년 성적표…이해찬 '원톱' 손학규·정동영 '휘청'

뉴스1

입력 2019.08.10 06:01

수정 2019.08.10 06:01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대표들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초월회 오찬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왼쪽부터 손학규 바른미래당, 문 의장,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정동영 민주평화당. 2019.6.10/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대표들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초월회 오찬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왼쪽부터 손학규 바른미래당, 문 의장,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정동영 민주평화당. 2019.6.10/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9.7.30/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9.7.30/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 김연철 통일부 장관,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함께 오찬회동을 갖고 있다. 2019.6.5/뉴스1 © News1 이종덕 기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 김연철 통일부 장관,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함께 오찬회동을 갖고 있다.
2019.6.5/뉴스1 © News1 이종덕 기자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130차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9.8.9/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130차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9.8.9/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한·일 경제전쟁, 외교적 비법은 없는가?' 전문가(이원덕 교수) 초청 간담회에서 미소짓고 있다. 2019.8.9/뉴스1 © News1 이종덕 기자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한·일 경제전쟁, 외교적 비법은 없는가?' 전문가(이원덕 교수) 초청 간담회에서 미소짓고 있다. 2019.8.9/뉴스1 © News1 이종덕 기자

(서울=뉴스1) 이우연 기자 = 지난해 8~9월 각 당의 수장으로 화려하게 귀환했던 여의도 '올드보이'들의 명암이 취임 1년에 즈음해 극명한 대비를 이루고 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당 장악력을 높여가며 한껏 주가를 높이는 모습인 반면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당 내홍을 수습하지 못하고 휘청거리며 험난한 복귀전을 치르고 있다.

우선 지난 8월에 출범한 이해찬 대표 체제의 민주당은 당정청 관계에서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주요 정책을 결정하는데 있어 주도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 대표와 가까운 한 여당 의원은 10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갈등이 큰 사안에 정부가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면 이 대표가 나서 정당 주도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높게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의 리더십이 돋보였던 사례로 '김용균법'과 '카풀-택시 업계갈등'을 예로 들었다.

이 의원은 "고(故) 김용균씨 사망 당시 정부가 대책 마련에 부진해 보이자 이 대표가 주도적으로 당정협의를 제안하고 법안을 만드는 데 힘썼다"며 "출퇴카풀 허용도 정부에서 출퇴근 시간을 못 박으면 안된다고 한 것을 이 대표가 강하게 반대해 바뀌었다"고 전했다.

이 대표 선거캠프에 발을 담갔던 한 당직자는 통화에서 "이전에는 1년에 한두번 하던 당정청 협의도 매달 정례화하면서 자리 잡고 있다"며 "당이 안정감이 생겼다는 느낌이 많이 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정부 부처를 상대로도 특유의 카리스마를 발휘하며 당정 관계 확립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 6월 한달 동안 부처 장관 전원과 여의도에서 릴레이 오찬을 가진 것이 대표적이다.

버스 파업이 예고된 지난 5월에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국회에서 이 대표와 비공개 회동을 한 뒤 파업 해법을 제시했고, 지난 6일에는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불러 소재·부품·장비산업 정책에 대한 비공개 보고를 받았다.

일찍감치 총선룰을 결정해 당내 잡음을 줄인 것도 '원보이스' 정당을 만든 요소다. 민주당은 이 대표의 당대표 출마 공약대로 조기에 '상향식 공천'을 원칙으로 한 공천룰을 당규로 확정했다. 이 대표는 9월 출범하는 인재영입위원회의 위원장까지 직접 맡을 예정이다.

이 대표의 개인적인 성격도 리더십 발휘에 한몫 한다. 이 대표는 좌고우면하지 않고 직선적으로 의견을 말하는 스타일이다.

여당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당 정책위의장을 3번 하는 등 경험이 풍부한 데다가 즉각적으로 자기 생각을 말하는 편이라 웬만해서는 논리로 못 이기기 때문에 목소리 큰 의원들도 대표를 따라간다"며 "체력도 좀 좋냐. 매일같이 일정을 여러 개 소화하는데 누가 대표에게 싫은 소리를 하겠냐"고 말했다.

초선 때부터 '공포의 수첩'이라 불리는 6x10㎝ 사이즈의 수첩을 들고 다니는 등 디테일을 잘 챙기기로도 유명하다. 다른 민주당 당직자도 통화에서 "보고를 할 때 큰 얼개로 설명했다가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재질문을 받았던 적이 많다"고 떠올렸다.

다만 이러한 강력한 리더십은 한편에선 독단적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언론에 비치는 것만큼 범접하기 어려운 스타일은 아니지만, 편한 사람도 아니다"라며 "불만이 진짜 없겠느냐. 굳이 목소리 냈다가 곤란해질까 봐 몸을 사리는 것일 뿐"이라고 했다.

반면 이 대표와 함께 주목받았던 손학규 바른미래당는 당내 갈등을 해결하지 못한 채 리더십에 큰 상처를 입고 있다.

지난해 9월 당 대표로 선출된 손 대표의 시작은 순조로웠다. 당시 당 안팎에서는 손 대표가 안철수 전 대표 측 인사들의 지지를 얻고 당 대표에 당선됐다고 보는 시각이 있었다.

4·3 보궐선거 참패와 4월 패스트트랙 정국은 손 대표의 리더십에 생채기를 냈다. 특히 손 대표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내용으로 하는 선거제 개편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태우기 위해 사보임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당내 잡음이 일어났다. 안철수계‧유승민계 의원들은 패스트트랙 강행에 반발해 당 지도부 사퇴를 촉구했다.

이어 손 대표의 재신임을 요구하는 비당권파와 버티는 손 대표의 대치가 길어지며 당내 혼란은 가중되고 있다.

이에 현재 손 대표의 리더십으로는 각자 추구하는 이념과 목표가 다른 정당(국민의당·바른정당) 출신의 인사들을 봉합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여기에 한국당과 평화당이 각자 안철수계·유승민계와 호남계에 통합하자는 손짓을 보내는 등 손 대표 혼자만의 힘으로는 막을 수없는 원심력도 손 대표를 힘들게 한다.

'정동영호'의 평화당 상황도 바른미래당 못지 않다. 현재 비당권파 의원들의 탈당 선언으로 분당 수순을 밟고 있다.

평화당에 남을 의원으로는 정 대표를 비롯해 김광수·조배숙·황주홍 의원과, 당적은 바른미래당 소속이지만 평화당에서 활동하는 박주현 의원으로 예상된다.

정 대표는 노무현 정부 시절 통일부 장관과 열린우리당 의장을 맡고 17대 대선에서 여당 후보로 출마했던 거물 정치인 출신이지만 이제는 가라앉는 평화당호를 끌어올리기에 힘에 부쳐 보인다.

지난해 8월 취임 당시 "당을 존재감 있게 만들겠다"던 정 대표는 당대표 선출 후 자신이 15년 전 열린우리당 초대 의장 당시 주창했던 '몽골기병론'을 다시 꺼내 들었다. '단기필마(單騎匹馬)'의 장수로 약자가 있는 현장을 누벼 정당 지지율을 올리겠다는 전략이었다.

당시 정 대표의 재래시장, 택시기사 간담회 등 민생현장 행보는 당 지지율을 30%까지 끌어올렸고 이후 '아스팔트 대통령'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정 대표는 'Again 몽골기병론'을 꿈꾸며 평화당에서도 민생현장 방문을 이어갔지만 정 대표 옆에 다른 의원들은 보이지 않았다.


정 대표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대다수 평화당 의원들이 현장에 가는 것에 익숙지 않아 귀찮고 힘들어한다"며 "당의 이념 스펙트럼이 워낙 넓다보니 정 대표의 개혁적 생각에 많은 의원들이 동의하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박지원·천정배 의원 등으로 대표되는 개인기가 뛰어난 중진 인사들의 존재도 정 대표가 리더십을 발휘하기 어렵게 하는 여건으로 작용한다.


앞선 관계자는 "분당에 정 대표의 책임도 있겠지만 이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당 지지율을 위해 무엇을 했느냐고 묻고 싶다"며 "의원 워크숍을 열어도 개인 일정을 더 중요시해 거의 참석하지 않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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