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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외환위기 다시 온다"고?…日 극우언론 선넘는 보도

뉴스1

입력 2019.08.09 10:40

수정 2019.08.09 10:40


(서울=뉴스1) 김윤경 기자 = 일본 극우 매체들이 상황을 과장하거나 사실을 왜곡하면서까지 '한국 때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산케이신문 계열로 석간(夕刊)후지 온라인판인 ZAKZAK는 9일 한국에 외환위기 악몽이 다시 올 것이란 다소 선정적인 기사를 냈다.

주가는 떨어지고 달러/원 환율이 상승(원화 가치 하락)하면서 금융위기가 올 수 있다는 건데, 일본 정부가 수출 우대 조치를 해온 그룹A(화이트국가) 목록에서 제외한 것이 한국 원화 가치를 떨어지게 했고 주가 하락도 멈추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일본의 정책적 변화가 한국 경제를 망가뜨릴 수 있다고 표현한 것은 어떤 면에선 '자승자박'꼴 진단으로도 보인다. 일본 정부는 수출관리를 강화했을 뿐이라면서 금수 조치도 아니라며 최근 일련의 수출규제 강화 조치가 한국에 대해 보복하거나 공격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고 재차 설명해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변명엔 한국 경제에 큰 여파를 일부러 주려는 것이 아니란 뉘앙스가 숨어 있다.


게다가 매체의 주장은 사실이라고 보기 어렵다. 한국 증시는 최근 주춤하긴 했으나 8일 7거래일만에 반등했다.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대비 0.4원 내린 1214.9원을 기록했다. 주가는 반등하고 원화 가치도 크게 변하지 않은 것이다.

그런데도 ZAKZAK는 증시와 외환시장이 과도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처럼 묘사하면서 "생각이 없는 반일 폭주 끝에 기다리는 건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을 받아야했던 때와 리먼브러더스 쇼크(금융위기) 때에 이어 세 번째의 금융패전(金融敗戦)일 것"이라고 호들갑을 떨었다.

그러면서 주간동양경제 편집장을 인용, "달러/원 환율이 1300원, 1400원까지 가는 것은 금융위기가 눈 앞에 임박했다는 전조라고 본다"고 전했다.

이 편집장은 '1달러=1400원'을 돌파한 것은 IMF 구제금융 당시와 리먼 쇼크 때였다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주식을 팔아 도망치고 있지만 한국 정부는 이럴 때 지지해줄 수 있는 일본과 싸우고 있다. 일본이 자금을 끌어내도 문제가 없다고 장담하는 것 같은데 금융위기가 터지면 아무도 (자금을) 빌려주지 않는다는 것을 어디까지 아느냐"며 의구심을 표했다고 ZAKZAK는 전했다. 하지만 현재 달러/원 환율은 1200원대 초반에서 소폭 움직이고 있을 뿐이다.

경제 상황을 얘기하다가 또 갑자기 한국 정부를 탓하기도 했다.

매체는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는 건 감정적이고 지리멸렬한 언행을 반복하는 한국 정부 자신"이라면서 "일본은 한국을 화이트국에서 제외하더라도 한국의 민생용 수요를 줄이지 않겠다고 했다. 원래대로 순서를 밟고 3개월을 기다리면 원래대로 돌아가겠지만 크게 소동을 치고 말았다"며 "한국 경제가 침체에 빠지는 것은 그 후다"라는 주간동양경제 편집장 얘기를 덧붙였다. 그러나 순서를 밟고 기다리면 제자리로 돌아간다는 시점인 '3개월'은 어떤 것을 근거로 하는 지 명확하지도 않다.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 것과 관련해서도 "한국도 미 재무부로부터 불투명한 환율 개입을 지적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일본 정부가 한국을 화이트국가에서 배제한 것과 관련해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겠다고 나섰고 자국도 일본을 화이트국가에서 빼겠다고 언급했다며 "한국 스스로 일본을 화이트국가에서 제외하고서 어떻게 일본의 화이트국가 제외를 WTO에 제소할 수 있을지 이상하다"고 했다.

그리고 문 대통령의 의도와 관련해 "내년 4월 총선에서 이기는 것이 목적이므로 그 때까지는 반일 행동을 취하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문 정권의 선심성 행태가 한국 경제 전체를 위축되게 하는 사태를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일본이 도둑질하는 격이라고 문 대통령은 말했지만 뻔뻔한 것은 누구인가?"라고 반문했는데 이는 이미 마이니치신문이 문 대통령의 '적반하장'이라고 사용한 표현을 "문 대통령이 도둑이 뻔뻔스럽다(盗っ人たけだけしい)라고 말했다"고 잘못 번역한 것을 NHK 등 다른 일본 언론들이 받아쓰며 논란을 키웠던 것이지 실제로 문 대통령이 '도둑'이란 단어를 사용해 표현한 일은 없으므로 사실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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