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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한제 앞두고도 상승폭 커진 서울 집값… 전·월세도 뛰었다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8.08 17:57

수정 2019.08.09 10:34

서울 아파트값 7주째 상승
상한제 무관한 신축 가격 올라 강남 재건축 단지는 하락·보합
자사고 폐지·재건축 이주 수요..아파트 전세·원룸 월세 들썩
상한제 앞두고도 상승폭 커진 서울 집값… 전·월세도 뛰었다

오는 12일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방안이 발표될 예정인 가운데 서울 아파트 값 상승폭이 다시 확대됐다. 분양가상한제의 타깃인 재건축 단지의 가격이 약보합세인 반면 상한제와 무관한 신축·준신축 및 상대적으로 덜 오른 구축 아파트 값이 뛰었기 때문이다. 자사고 폐지와 재건축 이주수요 등으로 서울 아파트 전셋값 역시 상승폭이 커졌다. 원룸 및 투룸·스리룸도 지난달 각각 4%, 8% 뛰는 등 전·월세시장도 들썩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다음주 발표될 분양가상한제가 집값 상승 압력을 다소 완화할 순 있겠지만 주택공급 부족 우려와 풍부한 유동자금으로 인해 집값 하락까지 이어지진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서울 아파트값 7주째 상승

한국감정원이 8일 발표한 '주간아파트 매매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값은 8월 첫째주(5일 기준) 0.03% 오르면서 전주(0.02%)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7월 첫째주와 둘째주 각각 0.02% 상승했다가 정부의 분양가상한제 엄포에 7월 셋째주 0.01%로 상승폭을 축소했다. 이후 7월 넷째주와 다섯째주에 각각 0.02% 상승한 뒤 8월 첫째주에 오름폭을 다시 늘렸다.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 아파트 값이 0.05% 올라 지난주(0.04%)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서울 25개구 전체가 상승을 기록했다. 서초구가 0.06%로 서울에서 가장 많이 올랐고 강남(0.05%)·송파(0.04%)·강동구(0.03%)도 지난주보다 오름폭이 확대됐다.

비강남권에서도 마포구가 공덕오거리 인근을 중심으로 강세를 보이며 0.05% 올랐다. 성동·광진·동대문·용산구는 각각 0.04% 상승했다. 반면 강남 재건축 단지들은 정부 규제를 앞두고 '눈치보기 장세'가 이어지며 대체로 하락 혹은 보합세를 보였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정부의 상한제 추진계획이 공개된 이후 호가가 3000만원 내렸다.

전문가들은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되면 아파트 공급이 줄어들 것으로 우려되면서 신축·준신축 아파트뿐 아니라 구축 아파트 수요가 늘어난 현상으로 풀이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분양가상한제 규제를 시행하면 서울은 재개발·재건축 공급이 줄면서 준공 10년 이내 아파트에 수요가 몰리는 희소성 이슈로 인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신축·준신축뿐만 아니라 구축 아파트까지 오르는 이유는 주택 공급부족으로 집값이 더 오르기 전에 사야겠다는 심리가 작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 역시 "분양가상한제 규제는 크게 청약 대박, 재건축 타격, 공급부족 등 3가지 측면에서 접근 가능하다"며 "최근의 서울 집값 상승은 공급부족 '현상'보다는 공급부족 '우려'라는 심리적 부분이 크다"고 말했다.

■서울 전·월세시장도 '들썩'

서울 전·월세시장 역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방학을 맞은 데다 자사고 폐지에 따른 학군수요와 정비사업 이주수요, 정부의 분양가상한제에 따른 청약대기수요 등이 전·월세시장으로 유입된 영향으로 보인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이번주 0.04% 오르며 전주(0.03%)에 비해 상승폭을 늘렸다. 학군수요 및 정비사업 이주 수요가 있는 지역, 신축 대단지를 중심으로 상승했다. 특히 서초(0.19%)·강남구(0.18%) 전셋값이 강세를 보였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자사고 폐지로 명문학군 서울지역은 그 지역에 살아야 학교를 배정 받을 수 있어 교육특구 단지는 임대가격과 매매가격이 동반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원룸 및 투룸·스리룸 월세(보증금 1000만원 기준)는 각각 평균 4%와 8% 올랐다.

부동산정보 플랫폼 다방이 8일 발표한 '7월 임대 시세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시 평균 원룸(전용면적 33㎡ 이하) 월세는 55만원으로 지난해 5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투룸·스리룸(전용면적 60㎡ 이하) 월세는 평균 68만원으로 지난해 말 시세를 회복했다.


강규호 스테이션3 데이터 분석센터 파트장은 "7월은 월세 시장의 여름 성수기가 시작하는 시기인 만큼 서울 전반적으로 상승폭이 고르게 나타났다"며 "8월 역시 복학이나 졸업, 취업 등 이동이 잦은 시기여서 서울 원룸 월세가 소폭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분양가상한제 발표가 집값 상승 압력을 다소 완화할 순 있어도 집값 하락을 끌어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정부의 분양가상한제는 고분양가 주택이 집값을 자극해서 가격이 재상승하는 것을 막아 상승압력을 둔화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저금리 상황에 유동자금이 많아서 집값을 끌어내리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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