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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동진 사장 "韓日 갈등·미중분쟁 '사면초가'…그래도 버틸 저력 있다"

뉴스1

입력 2019.08.08 16:22

수정 2019.08.08 16:22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삼성전자 제공)© 뉴스1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삼성전자 제공)© 뉴스1

(뉴욕(미국)=뉴스1) 강은성 기자 = 일본의 수출규제로 인한 한일 갈등과 미중 무역 갈등이 고조되면서 기업들의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고동진 삼성전자 IM사업부장(사장)은 "한치앞도 예측할 수 없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우려했지만 "버텨내면서 삼성의 기술력을 보여준다면 상황은 개선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고 사장은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갤럭시노트10 언팩을 마친 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일본 수출규제에 대항해 앞으로 3~4개월은 버틸만한 소재와 부품을 확보해 놓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날 고 사장은 평소 대범한 모습과 다르게 현 경제 상황과 대내외 환경에 대해 다분히 부정적인 분석을 내놨다.

그는 "한일 갈등과 미중 무역분쟁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장기화될 경우 시장 예측조차 어려울 정도로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위기라는 말을 싫어하지만 이런 상황이라면 내년엔 진짜 위기상황이 닥칠수 있다"고 우려했다.

앞서 일본정부는 우리나라 대법원의 일제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반발해 지난 7월부터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핵심 부품과 소재 3개 품목의 한국 수출을 제한하고 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 역시 메모리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이 스마트폰 제조의 필수 부품이기 때문에 일본의 수출규제 상황이 길어질 경우 악영향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고 사장은 "현재로선 직접적으로 갤럭시노트10이나 갤럭시폴드 등 신제품에 영향이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 "다만 최대 4차벤더까지 부품 및 소재 공급사와 연계돼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들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게 되면 중장기적으로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에도 영향이 미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현재 삼성전자가 확보한 부품과 소재 물량을 감안할 때 3~4개월 정도는 일본의 수출규제조치에 영향을 받지 않고 정상적으로 제조할 수 있지만 이 시간이 지나도록 양국 관계가 회복되지 않고 수출규제가 계속된다면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현재 정부는 부품과 소재의 일본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국산화를 하기 위해 추가경정예산까지 투입하며 기술개발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그러나 관련 부품이나 소재의 국산화를 성공하려면 최소 1년 넘는 시간이 걸려 결국 '공백'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고 사장은 "관련 물량이 바닥날 경우를 예측하고 이에 대비하는 것이 CEO의 의무이지만 현재 한일관계와 국제정세는 지난주와 이번주가 다르고 어제와 오늘이 다를 정도로 변화가 심해 한치앞도 예상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시장에서 가장 나쁜 것은 침체나 하강이 아니라 '불확실성'인데 수출규제로 인한 부품·소재 상황은 불확실성 그 자체라는 것이 고 사장의 설명이다.

다만 그는 이런 불확실한 위기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좋은 제품과 의미있는 혁신, 흔들림 없는 기술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뻔하고 원칙론적인 답변이지만 '정답'이다.
그리고 삼성은 이를 이뤄낼 '실력'이 있다고 고 사장은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아무리 시장상황이 어렵고 불확실해도)임직원에게 강조하는 것은 좋은 제품과 좋은 사용자 경험, 의미있는 혁신을 끊임없이 달성해야 한다는 것"이라면서 "묵묵히 우리가 좋은 제품과 의미있는 혁신을 이뤄나간다면 시장과 고객은 우리를 외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 사장은 이어 "미래 전망이 어둡고, 걱정되고, 힘들 것임을 잘 안다"면서 "삼성에 몸담으면서 늘 느낀 점은 아무리 어려워도 솟아날 구멍은 있고 우리가 잘하면 고객이 우리를 인정해준다는 것을 몸으로 깨달아 알기 때문에 더욱 겸손한 마음으로 최선의 노력을 할 각오가 돼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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