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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퍼 美국방장관 방한…방위비분담금·지소미아 논의 주목(종합)

뉴스1

입력 2019.08.08 09:14

수정 2019.08.08 14:24


(서울=뉴스1) 이설 기자 =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이 8일 방한해 9일 정경두 국방부 장관을 만난다.

지난달 취임 후 첫 아시아 순방길에 오른 에스퍼 장관은 국방장관 회담에서 북한의 잇단 미사일 발사 등 한반도상황 평가를 공유하고 현재 진행중인 연합연습 점검을 포함한 한미동맹 주요 현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스퍼 장관은 이날 오후 평택 주한미군 오산공군기지에 도착해 다음 날인 9일부터 정경두 국방부 장관 등과 면담할 예정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한반도 비핵화 및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한 정책공조',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등 한미 동맹의 주요 현안들도 논의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특히 지난 23~24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방한 이후 한미 간 최대 화두로 부상한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에 대한 집중 논의가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볼턴 보좌관은 방한 당시 외교 안보 당국자들을 만나 방위비 분담금 인상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의지를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에도 트위터를 통해 "한국은 북한으로부터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해 미국에 훨씬 더 많은 돈을 지불하기로 합의했다"면서 "지난 수십년간 미국은 한국으로부터 아주 적은 분담금을 받았으나 작년에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으로 한국은 9억9000달러를 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치 협상이 시작된 것처럼 주장을 펼쳤지만, 한국 외교부는 아직 11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협상이 공식 개시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힌 상황이다.

그는 지난 5월에도 유세 현장에서 한국을 포함한 동맹국의 방위비 분담금 인상문제를 거론했었다. 당시 특정 나라를 지칭하지는 않았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그 나라 방위비로 연간 50억달러를 내지만 그 나라는 우리에게 5억달러만 주고 있다"고 비판했었다.

한미 양국은 지난 2월 올해 주한미군 방위비 중 한국의 분담금을 전년 대비 8.2% 인상된 1조389억원에 합의했다. 이번 SMA는 유효기간이 1년이기 때문에 한미 당국은 내년부터 적용될 협정문을 마련하기 위한 협상을 올해 시작해야 한다.

이에 에스퍼 장관이 방한을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의 증액 요구를 담은 청구서를 들이밀지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에스퍼 장관은 인준 청문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부유한 동맹들이 자국 내 미군 주둔과 자국 방어에 더 기여하기를 기대한다고 일관되게 언급해왔다"며 "우리의 동맹들과 파트너들이 공동의 안보에 좀더 공평하게 기여하도록 압박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한미 연합전구급 지휘소훈련(CPX)이 지난 5일 사실상 시작됐는데, 에스퍼 장관의 방한 시점이 이번 연습과도 맞물려 이에 대한 점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미 군 당국은 전작권 전환 능력 및 시기를 평가·판단하는 전작권기본운용능력(IOC) 검증을 위해 오는 20일까지 훈련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면담에서는 중동 호르무즈 해협 호위 연합체 구성,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GSOMIA) 연장 등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에스퍼 장관은 전날 이와야 다케시(岩屋毅) 일본 방위상을 만나 한일 갈등 속에 파기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지소미아가 계속 유지돼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미국 주도로 추진 중인 이른바 '호르무즈 호위 연합체'에 일본 측이 참여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우리 측에도 지소미아 유지, 호르무즈 호위 연합체 참여 등을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한일 양국이 문제를 빨리 해결하고 북한과 중국 문제에 집중할 수 있도록 요청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또 앞서 에스퍼 장관이 언급한 미국의 중거리 미사일 아시아 배치 계획과 관련된 언급이 나올 수도 있다.

에스퍼 장관은 중거리핵전력(INF) 조약 탈퇴 다음날인 지난 3일(현지시간) 호주를 방문하는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상 발사형 중거리 미사일의 아시아 배치를 검토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그렇게 하고 싶다"고 답해 논란이 인 바 있다.

하지만 에스퍼 장관은 전날 "어느 누구에게도 요청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고 외신이 보도했고, 우리 국방부도 에스퍼 장관의 발언에 대해 이를 논의한 적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국방부는 국방장관 면담 의제로도 포함돼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편 하와이를 시작으로 호주와 뉴질랜드, 일본, 몽골을 거쳐 방한하는 에스퍼 장관은 육군성 장관이던 지난해 1월 국방부를 방문, 당시 송영무 전 국방부 장관과 회담한 바 있다.
그의 이번 동아시아 순방은 동맹국 안보 수장과의 상견례 및 소통의 의미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미 의회 인준 절차를 통과한 미 국방장관의 한국 방문은 지난해 6월 말 이뤄진 제임스 매티스 당시 장관의 방한 이후 1년 1개월여 만이다.
지난 6월3일에는 패트릭 섀너핸 미 국방장관 대행이 한국을 방문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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