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전문가 "연내 추가 금리인하"…인하시기 8월 또는 10월

뉴스1

입력 2019.08.07 12:34

수정 2019.08.07 14:10

6일 오후 서울 중구 KEB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미국 달러와 중국 위안화 지폐를 점검하고 있다. 미국 재무부가 5일(현지시간)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했다. 중국 환율 조작국 지정은 1994년 이후 처음으로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로 미중이 환율전쟁을 벌이며 무역분쟁이 더 격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2019.8.6/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6일 오후 서울 중구 KEB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미국 달러와 중국 위안화 지폐를 점검하고 있다. 미국 재무부가 5일(현지시간)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했다. 중국 환율 조작국 지정은 1994년 이후 처음으로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로 미중이 환율전쟁을 벌이며 무역분쟁이 더 격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2019.8.6/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민정혜 기자 = 국내 경제 전문가들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연내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격화되는 미중 무역분쟁, 일본의 무역보복 등이 우리 경제 성장을 끌어내리고 있어 금리인하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다만 금리인하 예상 시기는 8월과 10월로 갈렸다.

<뉴스1>은 7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최종구 금융위원장 등 경제·금융 수장들이 이날 한자리에 모여 최근 대내외 불확실성 증폭으로 요동친 금융시장을 안정화하기 위해 가용 수단을 총동원하겠다고 밝힌 직후 국내 경제 전문가들에게 기준금리 전망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이날 경제수장들의 브리핑 자리에서 통화정책을 책임지는 이주열 총재는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상황 변화에 따라 필요하다면 통화 정책적 대응을 고려할 수 있다"고 그 가능성을 열어놨다. 다만 "아직은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하며 이 자리에서 추가 인하 여부를 말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국내 경제 전문가들은 한은 금통위가 연내 추가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데 이견을 보이지 않았다. 미중 무역분쟁이 환율전쟁으로 전선을 넓히며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우리 경제가 더 침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백색 국가·수출심사 우대국)에서 배제하는 악재가 겹친 것도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에 힘을 싣고 있다.

지난달 기준금리 인하 후 연내 동결 의견을 냈던 구혜영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이 열린 상태"라며 기존 전망을 바꿨다. 구 연구원은 "대외 불확실성이 높고 통화정책에 있어 한일 무역갈등이 고려 요소라는 총재 발언도 있었다"며 "한일 갈등 장기화가 확정적이어서 연내 금리인하 필요성이 제기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 총재는 지난 1일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하는 등의 조치가 있다면 연내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일본만이 우리나라 통화정책 리스크는 아니다"라면서도 "우리나라 경제 상황이 나빠지면 당연히 통화정책 대응을 고민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은 금통위는 지난 7월18일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1.50%로 인하한 바 있다. 기준금리를 한 번 더 내리면 연 1.25%가 되는데, 이는 한은이 2008년 3월 정책금리를 콜금리 목표에서 기준금리로 변경한 이후 최저점이다. 기준금리 연 1.25%는 지난 2016년 6월부터 2017년 11월29일까지 유지됐다.

전문가들이 예상하는 금리인하 시기는 8월과 10월 두 갈래로 나뉘었다. 올해 남은 금통위는 8월, 10월, 11월 세 차례다. 8월 금리인하 가능성이 크다고 본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인하 여건이 이미 충분히 마련돼 있다고 주장했다. 한은이 연속 금리인하에 나설 명분이 만들어졌다는 의미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외부 악재가 없었다 해도 현재 우리나라는 수출과 투자, 소비 모두 안 좋기 때문에 추가 금리인하가 필요했다"며 "이에 더해 미중 무역분쟁, 일본 무역보복 등이 격화되며 금리인하 필요성을 키운 것"이라고 진단했다. 강 연구원은 "8월에 기준금리를 내려도 이상할 게 없다"고 말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 역시 "8월 기준금리를 내려도 이상한 행보는 아니다"라며 "채권 시장에서는 이미 금리인하를 사전 반영한 상태고 금통위 다수 위원이 미중 무역분쟁 등이 성장률을 끌어내린다고 인식하면 8월 인하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미중 간 추가 관세에 통화전쟁,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 등 7월 금통위 이후 대내외 요인이 경기 하방 압력을 더하고 있다"며 "높아진 환율, 연쇄적 금리인하에 한은이 부담을 느낄 수 있지만 경기 하방 압력보다 중요 요인은 아니다"라고 봤다.

금통위가 10월에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목소리도 있었다. 구혜영 연구원은 "8월에는 두 명 정도 금리인하 소수의견을 내고 결국 동결할 것"이라며 "한은이 선제적으로 경기 부양에 나설 필요가 있지만 실효하한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고 일본의 무역보복이 실제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추이를 지켜본 후 10월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 것이 우리나라 통화정책에 부담을 줘 8월 금리인하가 어려울 것이란 의견도 있었다. 기준금리를 내리면 원화 가치는 더 내려간다.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상승하고 있는 지금,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내리면 외환당국은 더 많은 물량을 쏟아 방어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미국이 지정한 환율 관찰대상국이기 때문에 미국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는 의미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며 관찰대상국에는 일종의 압력을 준 것"이라며 "환율 상승을 방어하고 있는 상황에서 금통위원들이 연속 금리인하 결정을 하진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8월 금통위 때는 전략적 차원에서 비둘기적 메시지가 나올 것이고, 늦어도 10월에는 금리를 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한은은 지난 2008년 3월 정책금리를 콜금리 목표에서 기준금리로 변경한 이후 '일회성' 금리인하를 한 적이 없다.
기준금리는 2008년 8월 5.25%로 고점을 찍고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며 2009년 2월 2.0%까지 급락했다. 이후 기준금리는 1년5개월 간 동결을 유지하다 2010년 7월부터 2011년 6월까지 5차례에 걸쳐 3.25%까지 올랐다.
이후 동결됐던 기준금리는 2012년 7월(3.0%)부터 2016년 6월(1.25%)까지 8차례 연속 인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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