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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정 사건' 유족 "부실수사 의혹 일부라도 받아들여져 다행"

뉴스1

입력 2019.08.07 12:08

수정 2019.08.07 12:09

28일 오후 경찰이 제주시 동복리 쓰레기매립장에서 ‘전 남편 살인사건’ 피의자 고유정이 범행 후 쓰레기 분리수거장에 버린 종량제봉투 내용물을 찾기 위해 수색을 하고 있다.2019.6.28/뉴스1 © News1 이석형 기자
28일 오후 경찰이 제주시 동복리 쓰레기매립장에서 ‘전 남편 살인사건’ 피의자 고유정이 범행 후 쓰레기 분리수거장에 버린 종량제봉투 내용물을 찾기 위해 수색을 하고 있다.2019.6.28/뉴스1 © News1 이석형 기자


제주지방경찰청 양수진 강력계장이 7일 오전 지방청 기자실에서 경찰청이 실시한 '고유정 사건 부실수사 의혹'에 대한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 News1 홍수영 기자
제주지방경찰청 양수진 강력계장이 7일 오전 지방청 기자실에서 경찰청이 실시한 '고유정 사건 부실수사 의혹'에 대한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 News1 홍수영 기자

(제주=뉴스1) 홍수영 기자 = 7일 경찰청이 '고유정 전 남편 살인사건' 초동수사가 일부 부실했다는 사실을 인정하자 피해자 유가족 측이 "부실수사 의혹이 일부라도 받아들여진 데 의의를 두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피해자 강모씨(36)의 유족 측은 이날 오전 경찰로부터 고유정 사건에 대한 '부실수사 의혹 진상조사' 결과를 전해들었다.


유족은 이날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전부는 아니지만 일부라도 받아들여져 다행"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유족은 "사건이 발생한지 100일이 다 되어 가는데 아직 시신도 못 찾아 장례도 못 치르고 있다"며 "범행현장 인근 CCTV 영상을 초기에 확보해 확인했다면 시신 유기라도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유족측은 제주동부경찰서의 고유정 사건 수사과정이 부실하다는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다.

지난 5월25일 고유정(36)를 만나러 집을 나선 피해자 강모씨(36)가 연락이 두절되자 같은달 27일 직접 경찰에 실종 및 자살의심 신고를 접수하기도 했던 유족은 사건 직후 직접 CCTV 영상과 증거 확보를 위해 발로 뛰어다녔다.

유족은 경찰이 범행현장인 제주시 한 펜션 인근 주택 CCTV를 놓치자 이를 직접 찾아 제공했으며 이를 통해 피해자 등의 출입 여부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제주시 조천에 세워진 피해자 차량를 찾아 블랙박스 영상 존재를 알리기도 했다.

경찰은 유족의 신고를 받은 다음 날 펜션을 찾았지만 당일 방범용 CCTV 영상을 확인하지는 않았다. 최종목격자이기도 한 피의자 고유정이 전화통화에서 피해자가 먼저 펜션을 빠져나갔다는 거짓 진술을 듣고 휴대폰 위치 추적 등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경찰청과 제주지방경찰청은 7일 '경찰청 관련기능 합동 현장점검' 결과를 발표하며 "제주동부서가 유족의 신고접수 후 초동조치 과정에서 현장확인과 주변 CCTV 수색이 지연된 점을 확인됐다"고 밝혔다.

또 수사를 맡았던 박기남 전 제주동부경찰서 서장과 동부서 형사과장과 여성청소년과장 등 3명에 대한 감찰 조사를 의뢰한다고 밝혔다.

경찰청에 따르면 제주동부서는 지난 5월27일 피해자 실종신고 및 자살의심 신고를 접수한 후 최종 목격자 및 장소에 대한 현장 확인과 주변 수색이 지연되는 등 일부 미흡한 점이 확인됐다.


또 지난 6월1일 고유정을 긴급체포하며 청주 주거지에 대한 압수수색 시 졸피뎀 관련 자료를 발견하지 못한 데 대해서도 감찰 조사가 이뤄질 예정이다.

아울러 박기남 전 제주동부경찰서장이 고씨를 긴급체포할 당시 영상을 적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언론사 3곳에 공개했다는 사실도 재확인됐다.


한편 고유정은 지난 5월25일 제주시 한 펜션에서 피해자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제주~완도 해상과 경기도 김포 등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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