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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전쟁으로 번진 美·中 분쟁…韓 실물경제 파장 '촉각'

뉴스1

입력 2019.08.07 06:05

수정 2019.08.07 06:05

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 홍보관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일 대비 29.48포인트(1.51%) 내린 1917.50을 나타내고 있다. 2019.8.6/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 홍보관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일 대비 29.48포인트(1.51%) 내린 1917.50을 나타내고 있다. 2019.8.6/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 News1 허경 기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 News1 허경 기자

(세종=뉴스1) 한재준 기자 = 미국과 중국간 무역 갈등이 환율 전쟁으로 번지면서 국내 증시가 출렁이고 있다. 일본의 수출규제와 미·중 갈등 격화로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자 금융시장뿐만 아니라 실물경제에도 타격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외환보유액과 순대외채권이 사상 최고수준을 보이는 등 우리나라의 대외건전성이 양호하다고는 하지만 미·중 분쟁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경우 우리 경제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도 최근 이틀간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 확대를 미·중 무역갈등의 재고조와 위안화 약세, 일본의 수출규제 등의 복합적인 결과로 진단하고 시장 안정화 조치에 나서고 있다.


7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이날 오전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긴급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최근 금융시장 및 국제금융시장 동향을 점검할 예정이다. 이날 회의에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와 최종구 금융위원장, 윤석헌 금융감독원장도 참석한 가운데 시장 대응 조치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미중 갈등에서 비롯된 시장의 불안이 수출 등 실물경제로 확산될지 여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경기부진 상황에 시장 불안까지 겹칠 경우 경제전반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미국 재무부는 지난 5일(현지시간)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다.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 것은 빌 클린턴 정부 시절인 1994년 이후 25년 만에 처음이다.

미 재무부는 같은날 중국 인민은행이 달러화 대비 위안화 가치를 0.33% 떨어뜨린 달러당 6.9225위안으로 고시하며 심리적 마지노선인 이른바 포치(破七, 달러당 위안화 가치가 7위안을 넘어서는 것)를 용인한 것을 환율 조작으로 판단하고 이 같은 조치에 나섰다.

이처럼 중국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된 이상 추가적인 제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미 재무부는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국제통화기금(IMF)과 함께 중국의 환율시장 개입으로 생긴 불공정한 경쟁우위를 없앨 것"이라고 발표했다.

G2인 미·중의 강(强) 대 강(强) 구도가 격화하면서 불확실성이 커지자 외국인·개인의 매도가 이어지며 국내 증시는 폭락했다. 전날(6일) 장초반부터 1900선이 무너졌던 코스피는 지난 5일보다 29.48포인트(1.51%) 내린 1917.50으로 마감했다. 3년5개월여 만에 최저치다.

위안화의 영향을 많이 받는 원화 환율은 치솟고 있다. 6일 달러/원 환율은 5일에 이어 1215.3원으로 마감했다.

이처럼 국내 금융·외환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것을 두고 전문가들도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외건전성이 양호하다지만 미·중 갈등이 심화하는 등 불확실성이 확대되면 수출 등 우리경제에도 적지 않은 충격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조경엽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중 분쟁 등 영향으로 우리나라 증시뿐만 아니라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며 "환율이 높아지고 있어 자금이 빠져나갈 우려도 있어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이어 "일본 수출 규제가 없었어도 우리나라 경제가 침체 국면에 접어든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었는데 이제 대외 불확실성이 더 커진 상황"이라며 "우리나라의 경제 펀더멘탈이 좋다고는 하지만 (이런 상황이) 지속하면 견디기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태수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선임연구위원도 "이미 미·중 환율전쟁은 시작됐다. 미국이 추가 제재에 나서면 파장이 더 커질 수 있다"며 우리 경제, 특히 수출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할 대응책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강 위원은 양호한 스왑레이트를 예로 들며 당장 외국인이 우리나라 시장에서 빠져나갈 가능성은 적다고 진단했다.

그는 "아직은 외국인들이 우리나라 시장에 들어와 돈을 벌 수 있는 인센티브가 존재한다.
그 말은 우리나라의 펀더멘탈을 나쁘게 보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미·중 분쟁 등 영향으로 우리나라 증시가 많이 출렁였지만 유동성이 풍부한 시장에서 나타날 수 있는 현상으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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