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비상회의 소집한 최태원 "위기극복 DNA로 슬기롭게 대처하자"

김은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8.06 17:53

수정 2019.08.06 17:53

수펙스추구협의회·CEO들 참석..日 경제보복 대응방안 긴급 점검
반도체·배터리 부문 ‘타격’ 분석.."흔들림없이 최선 다해달라" 강조
비상회의 소집한 최태원 "위기극복 DNA로 슬기롭게 대처하자"
"위기에 슬기롭게 대처하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이 지난 5일 일본의 한국 백색국가 제외조치 후 SK그룹 내 최고경영자(CEO)를 대상으로 비상회의를 소집한 자리에서 "흔들림 없이 자기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달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비상회의에서 최 회장은 일본으로부터 반도체 및 배터리 소재 수입 중단으로 인해 SK그룹에 미치는 다양한 영향 분석과 함께 향후 대응방안을 긴급 점검한 것으로 전해졌다.

6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5일 오후 SK T타워에서 그룹 최고협의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와 16개 주요 관계사 CEO들이 참석한 자리에서 비상회의를 주재했다. 이처럼 최 회장이 수펙스추구협의회 회의까지 직접 주재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그만큼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에 따른 대응방안 마련이 중대할 뿐 아니라 시간적으로도 시급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동안 수펙스추구협의회 회의는 전문경영인을 중심으로 진행돼 왔다.


최 회장은 비상회의에서 "그동안 위기 때마다 하나가 돼 기회로 바꿔온 DNA가 있으므로 이번에도 극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은 SK하이닉스와 SK이노베이션이 각각 반도체와 배터리부문에 영향을 받는다. 당장에는 일본산 소재를 대체할 만한 국내 및 해외 수입처를 찾기가 쉽지 않아 단기적 충격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시장에서 나오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고순도 불화수소 재고는 2.5개월분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반도체는 공정 특성상 대체소재를 찾더라도 테스트 등에 6개월 안팎의 시간이 걸린다.

SK그룹에 속한 관계사 CEO들은 반도체 등 주요 관계사 사업에서 예상되는 타격과 대응책을 분석하고, 일본 수출규제가 장기화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위험 등을 점검했다. 이들은 "현재 위기극복뿐 아니라 새로운 사업기회 창출에도 힘써야 한다"며 목소리를 모았다.

최 회장은 지난달 1일 일본 정부가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 등 3개 품목에 수입규제 조치를 내린 후부터 대응책 마련을 진두지휘해왔다. 지난달 중순 대한상의 포럼에서 일본 수출규제 대응과 관련, 최 회장은 "각자 위치에서 맡은 바를 천천히 잘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며 "필요하다면 일본에 갈 생각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달에는 김동섭 SK하이닉스 대외협력총괄 사장이 일본에 다녀왔다.
이어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도 원자재 수급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일본 출장길에 오르기도 했다.

이보다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일본에 직접 출동했다.
이 부회장이 다시 한국에 돌아온 직후에는 삼성그룹 사장단들을 소집해 반도체 부품 및 휴대폰·TV 등 모든 제품에 미치는 영향에 전면 대비할 것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happyny777@fnnews.com 김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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