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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속 새파랗게 질린 시장...환율 급등, 증시 급락 '블랙먼데이'

예병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8.05 16:45

수정 2019.08.05 16:49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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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베이징=예병정 이정은 기자 조창원 특파원】
8월 폭염속에 코스닥 투자자들은 5일 새파랗게 질렸다. 오후 2시10분경 사이드카까지 발동됐지만 하락세는 멈추지 않았다. 코스닥지수는 7.46% 떨어졌다. 외환시장 또한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원·달러환율은 심리적 저지선인 1200원선을 훌쩍 뛰어넘어 1215원대까지 상승했다. 주가가 대폭락하고 금융시장이 흔들리는 '블랙먼데이'였다.


금융, 주식시장이 패닉(공황)상태다. 1차적으론 미중 무역전쟁의 후폭풍이 때문으로 분석된다. 우리나라 시장 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홍콩, 대만 등 아시아 시장 전반이 흔들리고 있다. 중국 위안화 환율이 미중 무역전쟁 격화 우려를 배경으로 역외시장에서 심리적 저지선인 달러당 7위안대를 돌파했다. 위안화가 달러당 7위안을 돌파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8년 5월 9일 이후 처음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달 1일 중국산 수입품 3000억달러 규모에 관세 10%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는 등 미·중 무역분쟁 격화 우려가 켜졌고 금융시장이 반응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중 관계 악화에다 중국 경제의 둔화가능성이 대두되면서 아시아 각국 증시는 동반 하락했다. 중국 증시는 대외개방정도가 낮아 하락폭이 다소 적었다.

코스닥과 원화가치가 아시아 각국 대비 급락한 우리나라는 미중 무역분쟁 격화에다 일본과의 무역갈등이 추가적으로 영향을 미쳤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환율급등은 여기에다 국내 경기 불확실성 등이 겹친 영향이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198.0원)보다 17.3원 오른 1215.3원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 3년 5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1998.13)보다 51.15포인트(2.56%) 내린 1946.98에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615.70)보다 45.91포인트(7.46%) 내린 569.79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2016년 6월 24일 이후 약 3년 1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사이드카 발동이 있었다. 사이드카는 직전 매매 거래일 최종 수치 대비 3% 이상 오르거나 내린 상태가 동시에 1분간 지속할 경우 발동된다.

일본 닛케이225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74% 내린 2만720.29에 장을 마쳤다. 장중 한때는 2.3%까지 내려가 지난 6월 초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또 중국 상하이종합지수 1.57%, 대만 가권지수 -1.19%, 홍콩 항셍지수 -2.85%(오후 4시30분 현재)의 하락을 보였다.

출렁이는 아시아 금융시장 안정여부는 미중 무역분쟁 흐름과 중국 외환당국의 '1달러=7위안' 수호 여부다. 현재까지는 중국 당국이 '7위안'을 수호할 가능성이 높다. 위안화 절하로 중국 내 자금이탈 가능성이 높은 반면 수출부양효과는 낮아 실익이 없다. 중국의 민간부채 측면에서도 위안화 약세는 이자상환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위안화를 약세로 만들어서 중국이 얻을 수 있는 이득이 없다고 봐야 한다"며 "중국 (외환당국)에서 진정을 시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반면 원·달러 환율 상승세는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미국 달러화 강세, 일본의 수출 규제 장기화 등 원화값을 끌어내릴 요인들이 널려 있기 때문이다. 시장 불확실성이 가중될 경우 1250원대까지 상승전망이 제기된다.

원화약세는 주식시장에서 환차손을 보게 되는 외국인 투자자 이탈을 불러오고 경제심리를 위축시켜 내수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국내 증시 또한 당분간 하방 압력은 존재한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김영환 KB증권 연구원은 "한일 무역갈등에는 일본의 추가 규제, 신용등급 영향, 실제 생산차질 발생 우려 등 불확실성이 남아있는데다 미중 무역분쟁 역시 중국의 대응에 따라 리스크가 증대될 우려가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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