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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총재에 불가리아 ‘게오리기예바' 선정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8.04 17:55

수정 2019.08.04 17:55

사상 첫 동유럽 출신 여성 총재.. 나이 제한 규정은 문제 없을 듯
유럽연합(EU)이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후보자로 불가리아 출신인 크리스탈리나 게오리기예바 세계은행(WB) 최고경영자(CEO)를 선정했다. 이변이 없는 한 게오리기예바가 오는 10월 크리스티나 라가르드를 이어 IMF 총재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그가 총재가 되면 IMF 사상 첫 동유럽 출신이 된다. 여성으로서는 라가르드에 이어 2번째가 된다.

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EU 재무장관들은 전날밤 격론을 피하기 위한 e메일 표결을 통해 게오르기예바 WB CEO를 차기 IMF 총재 후보로 추천하기로 결정했다. WB와 IMF 최대 주주인 미국과 유럽이 각각 WB와 IMF 총재 자리를 차지해 온 관례가 이어진다면 이번에 사상처음으로 동구권 출신 여성 총재가 IMF를 이끌게 된다.


게오르기예바는 막판 총재 후보 경선주자로 이름을 올린 예룬 데이셸블룸 전 네덜란드 재무장관과 경합을 펼친 끝에 결국 후보자리를 꿰찼다. 유로존(유로 사용 19개국) 재무장관 모임인 유로그룹 의장을 지내기도 한 데이셸블룸은 막판까지 접전을 펼쳤지만 프랑스의 강력한 지지를 받는 게오르기예바를 꺾지 못했다. 게오르기예바는 EU 28개 회원국 가운데 회원국 수 대비로는 56%, 회원국 인구 대비로는 57% 지지를 받은 반면 데이셸블룸은 지지율이 각각 44%, 43%에 머물며 패했다.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를 앞 둔 영국은 기권했다.

논란도 있었다. 총재 후보가 되려면 규정상 회원국 인구 대비 60% 이상의 지지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자격논란이 불거졌다. 그러나 재무장관들이 2시간에 걸쳐 논의를 한 끝에 게오르기예바가 후보로 선출된 것으로 결론이 났고, 데이셸블룸이 자신의 패배를 인정하면서 논란이 종식됐다.

IMF 총재 후보 등록 마감은 9월 6일이어서 아직 한달이나 시간이 남아있지만 EU는 신흥시장에서 새로 후보를 내기 전에 총재 선출 주도권을 잡기 위해 서둘러 총재 후보를 선정했다.

이날 후보 선정에 따라 게오르기예바는 10월초 IMF 총재 인선 기간 자신의 세계은행 CEO 권한을 중단하기로 했다. 다만 IMF 총재가 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하나 있다. 총재 나이 제한 규정을 바꿔야 한다. 게오르기예바는 올해 65살이다. 총재는 65살이 넘으면 안된다는 IMF 규정이 지켜지기 어렵게 된다. 다만 이사화 최대 지분을 갖고 있는 유럽과 미국이 이 규정 개정에 나설 것이라고 밝히고 있어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게오르기예바의 후보 지명으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다시 한 번 유럽 주도권을 쥐게 됐다.
마크롱 대통령은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를 유럽중앙은행(ECB) 차기 총재로 앉히는데 성공했을 뿐만 아니라 차기 유럽정상회의 의장도 자신이 원하던대로 샤를 미셸 벨기에 총리를 선출하는데 성공했다.

게오르기예바는 EU 집행위원 출신으로 존경받는 경제학자이기도 하다.
2017년 세계은행 CEO가 됐고, 올해 초 김용 세계은행 당시 총재가 갑자기 사퇴하자 총재 권한대행을 맡기도 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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