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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리스크'...경제성장률 1%대로 떨어지나?

예병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8.04 13:57

수정 2019.08.04 13:57

일본이 '백색국가(화이트 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면서 대 한국 수출 규제가 시작됐다. 일본에서 생산된 소재를 수입해 중간재를 만들어 중국에 수출하는 구조를 가진 우리나라 경제에 불확실성을 키우는 조치가 시행된 것이다. 여기에 갈수록 격화되는 미·중 무역분쟁으로 중국 경제가 위축되면서 우리 중간재 수출에 대한 타격도 한층 더 커지고 있다. 따라서 하반기 경기 흐름에서 반등을 만들어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이 1%대로 추락할 가능성이 대두된다.

■장기화땐, 경제 하방압력 현실화
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2%다.


반면 시장에서 한은의 전망치도 높다고 보고 있다. 2.0%에 가까스로 턱걸이 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이승훈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은 2.0%로 하향조정한다. 일본 수출규제 변수는 기업 활동 불확실성 변수여서 설비투자 회복 지연 가능성으로만 반영했다"며 "화이트 리스트 제외로 90일 내외의 심사기간 이후에도 반도체 소재 등 품목의 수출이 지연되거나 불허되는 경우 (성장률) 전망의 추가 하향 조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로는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 리스트 명단에서 제외한 것이 경제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줄 지 예측하기 어렵다.

원칙적으로 일본 업체들은 전략물자 수출 시 3년에 한 차례 포괄허가만 받으면 되는 화이트 리스트에서 우리나라가 제외됨에 따라 수출 시 개별허가를 받아야 한다. 일본 정부가 작위적으로 판단해 수출을 불허할 경우 기업들은 일본산 소재 수입이 어려워지고 우리 산업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반대로 화이트 리스트 제외에도 일본 정부가 대만이나 중국에 대한 수출과 동일하게 허가를 내준다면 국내 기업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다.

이처럼 현재로는 실질적인 타격보다는 불확실성 증대에 따른 심리적 위축이 더 크다. 다만 일본이 적극적인 수출 통제에 나서는 등 갈등이 장기화된다면 심리적 위축을 넘어 우리 경제에 하방 압력이 현실화될 전망이다.

■성장률 1%대로 떨어지나
하반기에는 소재 수입 불안과 함께 미·중 무역분쟁 격화로 인한 우리 중간재 수출도 타격이 예상된다. 미국과 중국 간의무역협상이 좀처럼 진전을 보이지 못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00억달러 규모의 중국 수입품에 대한 10%의 관세 부과 계획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한·중·일 3국의 경제는 긴밀히 연결돼있다. 일본이 소재를 한국으로 수출하면 한국에서 중간재를 만들고 이를 다시 중국으로 수출해 완제품을 만들어 전 세계로 수출한다.

이 같은 구조가 공고한 상황에서 미·중, 한·일 무역갈등 하반기 중 지속되고 확전된다면 한·중·일 경제 연결 구조에 균열을 만들고 그만큼 각국 경제의 위축은 불가피하다. 때문에 올해 우리나라 연간 성장률이 1%대로 낮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받고 있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일본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보호무역기조 강화로 수출 위축 우려가 커지면 우리 기업들도 예정된 설비투자를 미루거나 철회할 것"이라며 "수출과 투자의 감소폭이 커지면서 연간 성장률이 1%를 하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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