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공매도 대기자금 57兆..'검은증시'공포감 확산[마켓워치]

김현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7.30 17:37

수정 2019.07.30 17:37

대차잔고 규모 올해 들어 최대..작년 56兆 넘자 코스피 2000 후퇴
'증시 폭락 전조' 불안심리 커져
공매도 대기자금 57兆..'검은증시'공포감 확산[마켓워치]
지난해 10월 이후 9개월 만에 '검은 증시'가 재현됐다. 코스피지수 2000선이 무너질 것이란 위기감까지 나오는 가운데 공매도 대기자금으로 여겨지는 대차잔고는 57조원을 넘어섰다. 올해 들어 가장 큰 규모다. 지난해 10월 당시에도 공매도 대차잔고가 56조원을 넘어섰고 코스피지수는 2000선이 무너진 바 있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9일 기준 대차잔고는 57조4298억원을 가리키고 있다. 대차잔고는 주식을 빌린 뒤 갚지 않고 남아 있는 상태의 주식 평가액으로, 공매도의 선행지표로 여겨진다.
대차된 주식의 일부가 공매도로 활용되면서 주식을 내다파는 수요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공매도가 '검은 월요일(블랙 먼데이)'을 불러온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시장에서 블랙 먼데이를 예상치 못한 것은 아니었다. 이달 초 대차잔고가 56조원을 넘어서자 증시 폭락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증권가에서는 리포트를 내고 "대차잔고 증가와 증시의 상관관계가 뚜렷하지 않다"면서 투자자들을 진정시켰다.

앞서 키움증권은 "과거 10년 이상의 사례를 살펴볼 때 대차거래잔고와 주가지수 방향성 사이에서 특별한 관계성은 발견되지 않았다"면서 "시장 일부에서 제기하는 대차거래잔고 증가를 이유로 향후 주가 폭락을 우려하는 것은 과도한 해석"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전망이 무색하게 대차잔고 급증 후 증시가 폭락했던 '검은 10월'의 패턴이 반복됐다. 지난해 12월 말 49조원 수준까지 줄었던 대차잔고는 올해 들어 매월 1조~2조원씩 늘었다. 한국거래소와 대신증권 통계에 따르면 주식대차잔고 금액 상위종목은 삼성전자(5조7486억원), 셀트리온(4조3673억원), SK하이닉스(2조4720억원), 삼성전기(2조2998억원), 현대차(1조6193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공매도 세력은 악재를 파고들었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일본이 백색국가 명단(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한다면 반도체 산업을 필두로 한 글로벌 IT 공급망이 훼손될 것으로 우려했다. 이 여파로 코스피 시가총액 1위와 2위에 해당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29일 각각 2.23%, 3.51%로 큰 하락 폭을 보이면서 코스피지수를 끌어내렸다.


실제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일본이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한다면 첨단소재·전자·통신 등 광범위한 업종에서 우리 기업의 피해가 우려된다"고 밝히기도 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은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가 저점 영역에 진입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면서 "대차잔고와 주식 방향성 간에 상관관계는 분명히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대차잔고가 많아서 증시 하락을 가져온 것인지, 증시 하락기에 대차잔고가 늘어난 것인지 선후관계는 명확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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