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33년전 헤어진 아들, 살아있다면 가족 찾아와 주길" [잃어버린 가족찾기]

이병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7.29 16:53

수정 2019.07.29 16:53

당시 인천 작전동 공장서 매점 운영
"집에 간다"라며 매점서 나간 후 실종
최재명씨(39, 당시 6세)는 1986년 1월 29일 최씨 부부가 운영하던 인천 계양구 작전동 소재 매점에서 나간 뒤 실종됐다.실종아동전문기관 제공
최재명씨(39, 당시 6세)는 1986년 1월 29일 최씨 부부가 운영하던 인천 계양구 작전동 소재 매점에서 나간 뒤 실종됐다.실종아동전문기관 제공
"저는 자식을 찾아 볼 만큼 찾아 봤어요. 이제 살아있다면 아이가 직접 찾아와 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입니다."

33년전 아들과 이별한 최복규씨(66)는 아이에게 전하고 싶은 말에 '부모를 찾고 싶은 사람들이 용기를 냈으면 한다'며 이같이 전했다.

29일 실종아동전문기관에 따르면 최재명씨(39, 당시 6세)는 1986년 1월 29일 최씨 부부가 운영하던 인천 계양구 작전동 소재 매점에서 나간 뒤 실종됐다.

당시 최씨는 공장 지점에서 매점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저녁께 약 1㎞ 떨어진 자택으로 간다고 한 뒤 그대로 사라졌다는 것이다.


최씨는 "아이가 혼자 자주 집과 매점을 오갔었다"며 "지방에서 바로 올라와 밤새 아이를 찾았지만 만나지 못했다"고 당시를 기억했다.

이튿날 경찰에 신고해 아들을 수소문했지만 허사였다. 경찰과 최씨는 평소 오락실을 같이 다니던 중학생 아이들을 집중 추궁했지만, 손에 잡히는 증거를 찾진 못했다.

이후 최씨는 직장도 그만 두고 아이를 찾아 나섰다. 집에 전화기를 설치하고, 공중파 프로그램부터 지방 방송에도 얼굴을 비췄다. 멀리는 부산까지 전국을 헤집었다. 그러나 성과는 없었고, 황당한 일을 겪기도 하며 마음의 상처는 쌓여 갔다.

그는 "재명이의 사진도 몇 장 남지 않았다"며 "방송국 등에서 사진자료가 필요하다며 가져가 놓고 돌려주지 않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최씨는 "자신은 이제 지쳤다"며 아이가 직접 찾아와 줬으면 하는 바람이 가장 간절하다고 전했다. 유전자 등록까지 마쳐 놨으니, 자신의 뿌리가 불분명한 사람이 검사만 한다면 바로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부모를 찾고는 싶은데, (이후 상황이) 감당이 되지 않아 신청을 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며 "올해로 39살이면 가정도 꾸리고 잘 지내고 있을텐데, 건강하게 살고 있는지만 확인했으면 좋겠다"며 안타까운 심경을 남겼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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