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서혜림 기자 = 증권회사에서 저성과자 직원 일부를 뽑아 따로 프리젠테이션 대회에 참석하라고 공문을 보낸 것은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며 노동자들이 항의하고 나섰다.
사무금융노조와 대신증권노조 40여명은 25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명동 대신증권빌딩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신증권이 저성과자를 대상으로 직장 내 괴롭힘을 자행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에 의하면 대신증권은 지난 17일 전 직원에게 'WM(자산관리) Active(액티브) PT 대회'를 진행하겠다는 공문을 발송했다. 이는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이 시행된 지 하루 지난 시점이었다.
PT대회에 참여해야 하는 직원들은 전체 직원 430명 중에, 본사에서 영업점으로 발령받은 지 6개월이 된 영업직원, 전략적 성과대상자 125명이었다. 각 지점장은 17일 회의 시간에 PT대회 대상자를 '금융수익', '오프라인 수익''활동성 지표'에서 순위가 낮은 125명을 대상으로 선정했다는게 이들의 주장이다.
또 인사나 연수가 아닌 사내 행사일 뿐인 PT 대회였는데도 대상자 명단을 공개해 강제로 참여하게 분위기를 조성했다는 것이다.
이에 노조는 이번 행사가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경영진에게 대상자 선정기준을 묻고 행사철회를 요구했다. 그러나 경영진은 대상 직원을 125명에서 오히려 전 직원으로 확대해 대회를 강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사용자로서 우위를 이용해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서 직원들에게 정신적 고통을 준 셈"이라며 "이는 근로기준법 제76조의2를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피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는 조치를 해서는 안 된다는 근로기준법 제76조의3의3항도 위반했다"며 "증권업계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위반 1호 사업장이 되지 않기 바란다"며 대회를 철회할 것을 재차요구했다.
오병화 대신증권 지부장은 "다음주 중에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진정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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