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정치

2020 대선 키워드로 '인종 갈등' 이슈 몰아가는 트럼프

박지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7.22 15:47

수정 2019.07.22 15:47

President Donald Trump speaks at a campaign rally at Williams Arena in Greenville, N.C., Wednesday, July 17, 2019. (AP Photo/Carolyn Kaster) /뉴시스/AP /사진=
President Donald Trump speaks at a campaign rally at Williams Arena in Greenville, N.C., Wednesday, July 17, 2019. (AP Photo/Carolyn Kaster) /뉴시스/AP /사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0년 대선의 키워드로 '인종 갈등' 이슈를 내걸고 몰아가는 양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미국 민주당 하원의 비백인계 초선 여성의원 4인방을 향해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고 비난을 퍼붓는 등 백인우월주의를 근간으로 한 선동적인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미국 하원에서는 107년만에 대통령을 규탄하는 결의안이 채택하기도 했다.

2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등은 이러한 트럼프 대통령의 '백호주의' 전략이 대선의 승기를 잡기 위해 전략적으로 제시된 것이라고 분석하면서도 '인종 갈등' 키워드가 선거의 승리를 넘어 국가의 분열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17일 트럼프 대통령의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린빌 유세 현장에서 지지자들이 그의 인종차별주의 발언에 호응하며 연호한 것을 놓고 2020 대선이 인종과 정체성을 비롯해 대통령의 브랜드가 되어버린 '백인 중심 정치'가 핵심 논제로 부상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유세 현장에서 일부 지지자들은 소말리아 난민 출신인 일한 오마르 민주당 의원에 대해 "반역자"라고 외치며 "그녀를 자신의 나라로 돌려보내라"고 외쳤다.


뉴욕타임스는 공화당 의원들도 이날의 유세 현장은 인종 차별적인데다 외국인 혐오주의로 가득찼다고 평했다고 밝히면서 트럼프의 인종차별주의적 발언 이전에는 정책과 형사사법제도, 빈부격차 해소 등이 주요 이슈였다면 이제는 대선의 이슈가 다른 양상으로 변모했다고 분석했다.

민주당 대선주자들도 일제히 비판을 쏟아냈다.

민주당 후보 여론조사 1위를 차지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사회 구조를 해체시키고 있다"고 비판했으며 엘리자베스 워런 매사추세츠주 상원의원은 "제도적인 인종차별주의가 현실이 됐다"고 말했다.

유색인종이자 유력한 대선주자로 꼽히는 카말라 해리스 캘리포니아주 상원의원도 "트럼프의 유세현장에서 나온 장면들이 놀랍지도 않다"며 "하지만 그는 틀린데다 불량배와 같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대선 경선 후보 중 하나인 코리 부커 뉴저지주 상원의원은 "이번 대선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국민투표가 아니라 우리 스스로 누구인지를 알게 하는 선거가 될 것"이라며 "미국이라는 국가가 도덕적인 순간의 기로에 서있다"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의 이번 인종차별적 발언과 관련해 하버드대 라이언 에노스 정치학 교수는 "대통령의 인종 갈등 전략은 정치적으로 매우 효과적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에노스 교수는 "의회에서 머리에 히잡을 두른 일한 오마르 미네소타주 하원 의원을 보며 불편한 감정을 느끼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다"며 "인종 갈등 문제는 윤리적인 동시에 선거적인 문제인데 이 쟁점이 제대로 부각된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4년 더 백악관 생활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진보성향단체인 대중 민주주의 센터의 안나 마리아 아르칠라 디렉터는 "민주당 후보들이 이 순간을 기회로 받아들여야 한다"며 "트럼프의 인종차별적 발언을 비난하는데만 그칠 게 아니라 이를 넘어 국가의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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