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日 참의원선거·볼턴 방문 ‘이벤트’ 산적… 한·일 관계 이번주 중대 분수령

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7.21 17:47

수정 2019.07.21 17:48

보수결집 노린 아베 태도 주목..볼턴 한·일 방문 美 중재도 관심
23일 WTO서 한·일 외교전 격돌..우리도 ‘GSOMIA 카드’ 만지작
로이터 뉴스1
로이터 뉴스1
한·일 간 대립이 격화되고 미국의 물밑중재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양국 관계 해법의 방정식이 복잡해지고 있다.

이번주는 일본의 참의원 선거와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사진)의 한·일 연쇄 방문 등 이벤트가 몰려 있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 한·일 관계가 전환점을 맞을 수 있을지 중대기로에 설 것으로 보인다.

일본 참의원 선거는 지난 4일 한국 반도체산업을 겨냥한 일본의 수출제한 조치가 나온 중요한 배경 중 하나로 해석됐다. '외부의 적' 만들기 전략으로 한국을 때리고, 이를 통해 자민당·공명당 등 보수세력의 결집을 아베 정권이 기획했다는 것이다.

참의원 선거 이후 아베 정부가 내놓을 반응과 한·일 관계 전망에 대한 입장은 양국 관계 전환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주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특히 그동안 중재에 부담을 느껴온 미국 측이 한·일 관계 개선에 중재 노력을 본격적으로 시도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미국 정부가 "한·일 관계 문제는 양국 스스로가 풀라"는 입장을 밝혔음에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양국 정부가 요청한다면 기꺼이 도울 것"이라며 중재 역할을 맡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미국 중재론이 커진 상황에서 오는 23~24일 볼턴 보좌관이 한국을 찾는다.

이날 개럿 마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장회의(NSC) 대변인은 볼턴 보좌관이 동맹국과 대화를 위해 일본과 한국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그는 방한 기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강경화 외교부·정경두 국방부 장관을 만나 최근 한·일 관계 현안과 비핵화 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23일은 세계무역기구(WTO)에서 일본의 일방적 수출제한 조치를 두고 WTO의 실질적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일반이사회에서 한·일 간 외교전이 펼쳐지는 날이기도 하다. 정부는 여기서 일본이 취한 조치의 부당성을 역설하며 우리에게 긍정적 여론 조성에 나선다.

또 이날은 강력한 압박조치인 '화이트리스트(안보상 수출 우대국가) 한국 배제'를 위한 의견수렴 마감일 바로 전날이다. 일본은 오는 24일까지 여론수렴이 끝나면 각의(한국의 국무회의 해당)를 통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빼는 안을 결정하고, 이 시점으로부터 21일 이후 전격 시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도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폐기라는 대(對)일본 강경 카드를 꺼내들 수 있다.
일본이 한·일 관계와 동북아 지역의 안보협력을 저해하고, 한국을 우방으로 여기지 않는다는 취지의 정책을 펴는 상황을 고려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이번 주에는 한·일 관계가 최악으로 가느냐, 개선의 물꼬를 트느냐 여부를 결정하게 될 주요 일정들이 줄줄이 대기 중인 셈이다.


주요 일정의 순항 여부와 한·미·일 3국이 어떻게 반응하고 대응하느냐에 따라 향후 한·일 관계의 기조와 방향성 역시 크게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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