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제3지대의 ‘제3지대’는 없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7.18 17:40 수정 : 2019.07.18 17:40
민주평화당이 분당 수순에 접어들었다. 평화당 반(反)당권파 의원들은 오는 9월 신당 창당을 목표로 '대안정치 연대'를 출범시켰다. 유성엽 원내대표와 박지원 의원 등 10명의 국회의원이 참가했다. 평화당 반당권파는 바른미래당 호남계 의원들과 소통하며 신당 창당을 추진하고 있다.
유 원내대표는 바른미래당 호남계 의원 중 5명 이상이 신당 창당에 공감한다고 밝혔다.

이들이 신당 창당에 내건 기치는 '제3지대론'이다. 아름다운 명분이다. 그런데 이상하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야기다. 조금 멀리 가보면 2011년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와 2012년 대선 출마에 나선 안철수의 '새정치'가 떠오른다. 가깝게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탄생 과정이 생각난다.

한국 정치에서 '제3지대론'은 무엇일까. 소수 정치세력들이 창당을 할 때마다 내건 정치 슬로건이지만 한국 정치는 여전히 달라진 것이 없다.

그들이 소리 높여 외친 제3지대에서 새로운 정책, 새로운 인물, 새로운 정치를 보여줬느냐 묻는다면 단호히 아니라고 답하고 싶다.

국민은 사람에게 충성하고 정파의 이해에 굴복하는 정치에 신물을 느끼고 있다. 이런 구태정치를 타파하려는 국민의 열망이 안철수를 낳았고, 실체조차 불분명한 제3지대론을 밀어올려 소수정당을 만들었다.

그런데 이미 제3지대에 올라선 이들이 또다시 제3지대에 새로운 당을 만든다 한다. 당 지지율이 낮으니 새로운 당이 필요하다는, 구태스러운 말까지 공공연히 흘러나온다. 게다가 결국 또 손을 뻗은 것이 한 배를 탈 수 없다며 정치적 결별을 선언한 바른정당 호남계 의원들이다.

평화당의 분당 열차는 이미 출발했지만 이것만은 물어야겠다. 제3지대에서 출발한 분당 열차가 도착할 제3지대의 제3지대는 어디일까. 제3지대의 제3지대에선 완전히 새로운 정치를 보여줄 수 있을까? 없다고 본다.

juyong@fnnews.com 송주용 정치부
네이버채널안내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광고 닫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