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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화일로’ 한일관계, 정상회담으로 전환점 만들어야"

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7.15 17:59

수정 2019.07.15 17:59

실무급서 중재안 2~3가지 압축
감정 절제한 ‘실리’ 대화 시도 중요
최근 한일관계가 파국으로 치달으면서 최악의 경우를 막기위해서라도 외교적 '브레이크'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수출 둔화, 내수 부진, 미중간 통상 마찰에 따른 화산재 효과, 글로벌 저성장 기조 등 대내외적인 악재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한국경제에 비상등이 켜진 만큼 업계 피해를 최소화하고 한반도 안보정세에 중요한 한일관계를 복원할 모멘텀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돌파구 없는 한일… 악화일로 지속

최근 한일관계는 악화 수준을 넘어 첨예한 대결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일본이 한국의 주력 산업인 반도체를 겨냥한 수출제한 조치를 내놓은데 대해 우리 정부는 유감을 표시하며 결국 세계무역기구(WTO)에 문제를 논의 안건으로 상정, 국제여론전에 돌입했다.

정부가 제안한 논의 안건은 정식 안건으로 채택됐고 오는 23~24일 WTO 일반이사회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한 국가를 특정해 보복성 수출조치를 내리는 것이 자유무역 논리에 위배되는 부당한 조치임을 널리 알리는 것이 정부의 의도다.


일본은 현재 반도체 관련 핵심 소재 3개의 수출제한을 넘어 전략물자 수출시 절차를 간소화하는 대상 국가, 즉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겠다는 강경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국 배제'가 현실화될 경우 1000개가 넘는 품목에서 규제가 강화돼 국내 산업계에 큰 충격이 예상된다. 이르면 내달 중 관련 조치가 확정될 우려가 높다.

일본의 '강제징용 문제 해결을 위한 제3국 중재위원회 설치에 대한 요청'과 관련, 일본측이 제시한 시한은 15일까지다. 정부는 중재위 요청에 대해 이미 한 번 거절했고, 청와대도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일 실무급서 압축 중재안 절실

일단 마지막 해결루트인 한일 정상간 만남에 앞서 양국간 실무급에서 어느정도 관계 복원을 위한 2-3가지 안을 압축시키는 게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어느정도 중재안이 압축된 이후에 한일 정상이 만나 담판을 짓는 형식으로 과거사 문제를 비롯해 일본의 경제보복 문제에 대한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얘기다.

김경민 한양대 교수는 "양국이 감정적으로 격앙된 상황이지만 결국 '실리' 문제로 상황을 봐야할 때가 아닌가 싶다"며 "산업과 경제를 이끄는 기업들의 손실, 그 후폭풍을 고려해 감정을 절제하고 물밑부터 중량감 있는 인사들, 나아가 정상까지 대화에 나서야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장기적으로는 일본에 휘둘리지 않는 실력을 쌓아야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국민 감정을 수렴하면서 냉정하고 합리적 판단을 통해 일본과 대화를 시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궁극적으로는 이번 일본의 조치를 주도한 아베 총리와 문 대통령이 정상회담으로 이번 한일관계 국면의 전환점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통일부는 한일간 관계 복원을 위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서호 차관은 일본 게이오대에서 열리는 토론회 참석을 위해 오는 16일 일본을 찾아 18일까지 머무를 예정이다.
서 차관은 일본 정부 당국자들과 면담을 할 것으로 보인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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