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이재용 부회장 '日 조치 장기화' 판단...거래선 다양화 등 근본 체질개선 나설듯

뉴시스

입력 2019.07.15 15:35

수정 2019.07.15 15:35

일본 수출규제 시나리오별 방안 등 비상대책뿐 아니라 중장기 플랜 마련 예상 삼성전자 측 '출장 통해 3개 핵심소재 일부 물량 확보', '제3국 수입 검토' 부인 "업황부진 따른 재고 물량 및 기존 확보해 놓은 소재 통해 1분기 정도는 버텨"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일본의 수출 규제에 대한 방안 마련을 위한 출장을 마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2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2019.07.12.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일본의 수출 규제에 대한 방안 마련을 위한 출장을 마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2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2019.07.12.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종민 기자 = 일본 출장을 다녀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첫 주문은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가 장기화 될 가능성에 대해 대비하라'는 것이었다.

5박6일간의 출장을 통해 일본 대형 은행과 반도체 업계 고위 관계자들과의 만남을 통해 현지 분위기를 직접 들었던 이 부회장은 상황이 예상보다 심각하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귀국 직후인 지난 13일, 휴일임에도 긴급 사장단 회의를 열어 경영진과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수급현황과 사업에의 영향, 향후 대응방안 등을 논의하고 위기의식을 공유했다.

특히 이 부회장은 이번 사태가 예상보다 더 심각해질 수 있다며 '비상계획' 마련을 지시하면서 향후 일본의 수출 규제가 휴대폰과 가전 등 다른 사업분야로 확대될 것에 대비한 대처 방안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부회장이 이번 출장을 통해 이 부회장이 수출규제를 대상이었던 3개 핵심소재 물량을 일부 확보했을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부인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 이후 소재 물량을 쥐어짜듯 모으고 있었다"며 "이번 이 부회장의 출장을 통해 확보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또 대안으로 언급되는 일본 정부의 수출 통관을 거치지 않을 수 있는 일본기업의 해외 공장을 통한 우회 수입도 쉽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고순도 에칭가스 생산하는 일본업체 스텔라는 대만과 싱가포르에, JSR은 벨기에에 해외 공장이 있다"면서도 "이미 해당 공장마다 생산 물량 계획을 갖추고 라인을 돌리고 있는데, 생산량을 늘린다해도 국내 업체의 소비량을 충족시킬 수준이 안된다"고 말했다. 게다가 이미 일부 일본 기업은 아베 정부의 눈치를 보면서 이 같은 요청에 난색을 표현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시스DB 2018.07.22.(사진=삼성전자 제공)
뉴시스DB 2018.07.22.(사진=삼성전자 제공)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최근 반도체 업황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일정 부분 재고로 쌓여있던 반도체 물량이 있고, 최대한 확보해 놓은 소재들을 합치면 통관이 중단되더라도 최장 1분기 정도는 직접적인 피해 없이 버틸 수 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 부회장이 사장단에 "단기 현안 대처에만 급급하지 말고 글로벌 경영환경 변화의 큰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안목을 길러야 한다.
변화에 기민하게 대처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는 한편 흔들리지 않고 시장을 이끌어갈 수 있도록 역량을 키우자"고 당부한만큼 중·장기적인 대책도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이번 출장을 통해 일본의 규제품목이 광범위하게 확대되고 장기화되고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당장 사업분야별로 단기적 피해를 최소화할 대책을 강구하면서도, 국내 소재산업 육성 및 중국, 러시아, 대만, 유럽 등 소재·부품 대체 거래선 다양화 등에 대한 면밀한 계획이 수립될 것으로 보인다"
jmkim@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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