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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무역분쟁·日 수출규제 '겹악재' 얻어맞는 韓 제조업

김경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7.14 14:14

수정 2019.07.14 14:14

美中 무역분쟁·日 수출규제 '겹악재' 얻어맞는 韓 제조업

하반기 국내 주력 산업의 기상도가 '흐림'으로 전망됐다. 2·4분기 제조업 시황이 잠깐 반등세를 보였지만,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 수출 규제 등 대형 악재가 겹치면서 3·4분기는 잿빛 전망이 드리우고 있다.

■제조업, 3분기에 또 꺾인다
14일 산업연구원이 국내 1050개의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2·4분기 제조업 경기실사지수(BSI) 조사한 결과 시황 현황은 88로 전분기 대비 11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매출 지수도 95를 기록해 20포인트 증가했다.

BSI 지수는 100(전분기 대비 변화 없음)을 기준으로 200에 가까울수록 전분기 대비 개선을, 반대로 0에 근접할수록 악화를 의미한다.

항목별로는 내수(92)가 전분기보다 17포인트가 올랐다.
수출(96)도 8포인트가 올라 4분기 만에 상승했다. 설비투자(99)와 고용(96)은 비슷한 수준이었고, 경상이익(88)과 자금사정(85)은 각각 10포인트, 11포인트씩 동반 상승했다.

업종별 매출 BSI는 조선·기타운송(110)과 정밀기기(103)가 100을 웃돌았다. 기계장비(95), 자동차(92), 화학(98), 철강금속(92), 전자(95), 반도체(95) 등 정보통신기술(ICT)업종과 섬유(83) 등에서도 전분기 대비 두자릿수 상승폭을 보였다.

하지만 상승세는 이어가지 못할 전망이다. 3·4분기 제조업 전망과 관련 시황과 매출 전망 BSI는 모두 90, 96를 기록해 마이너스(-)8포인트, -6포인트씩 하락했다. 내수(95)와 수출(98) 전망치가 100 밑으로 동반 하락했고, 설비투자(98)와 고용(98) 전망 역시 하회했다.

업종별 3·4분기 매출 전망 BSI는 전자(107), 화학(102), 정밀기기(107) 등에서 100을 웃돌았지만, 기계장비(89)와 철강금속(89), 전기기계(94), 섬유(87) 등에서는 100 밑으로 다시 떨어졌다. 반도체(94)와 자동차(92)와 조선·기타운송(99)은 전분기와 비슷할 것으로 관측됐다.

美中 무역분쟁·日 수출규제 '겹악재' 얻어맞는 韓 제조업

■반도체 직격탄에 이재용도 동분서주

산업은행 KDB미래전략연구소 및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자동차·조선·휴대폰·건설 성장은 둔화되고, 해운산업은 부진할 것으로 전망됐다.

김시언 KDB미래전략연구소 연구위원은 "반도체와 자동차·조선 등 전통 주력산업 업황 부진, 가계부채 부담, 낮은 노동생산성 등은 내수·수출 회복 제약 요인"이라며 "미·중 무역분쟁 심화 등 보호무역주의 확산도 수출 환경에 부정적"이라고 밝혔다.

특히 우리나라 수출 비중이 가장 높은 반도체는 상반기(생산액 전년동기대비 -26.2%, 수출액 -24.0%)에 이어 하반기에도 각각 전년대비 생산액 -14.6%, 수출액 -16.5%로 경기둔화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고 그는 우려했다.

일본의 수출 규제는 이런 반도체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일본을 다녀왔지만 뾰족한 해법을 찾기가 쉽지 않다.

세계 반도체시장이 위축되는 것도 부담이다. 올해 세계 반도체 시장 규모는 4545억달러로 전년대비 3.0% 감소할 전망이다. 이중 삼성전자·하이닉스가 주도하는 메모리 반도체인 D램·낸드플래시는 공급초과로 올해 시장 규모가 14.2% 감소한 1355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 자동차 수출은 한국GM 유럽 브랜드 오펠, 르노삼성 미국 브랜드 닛산 생산계약 종료 등으로 하반기 6.2% 감소할 전망이다. 국내 펠리세이드·소나타·G80 등 신차효과에도 개별소비세 인하정책 종료, 가계부채 증가 등으로 내수시장이 0.8%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해운산업은 세계 경제성장률 둔화와 원자재 교역감소 등 수급악화로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

시장 둔화가 뚜렷한 조선·휴대폰 업종 전망도 불투명하다. 조선은 지난해 현대상선의 컨테이너선 20척 발주 기저효과 등으로 하반기 수주량이 전년대비 18.5% 감소가 예상됐다.
국내 휴대폰 산업은 해외생산 비중 확대, 내수 휴대폰 교체주기 증가 등으로 수출·생산 감소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km@fnnews.com 김경민 임광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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